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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한미 로드맵 일치 확인…제재 틀 유지할 것"

한미 정상회담 '톱다운' 재개 시동, 2시간 단독회담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포스트 하노이 정국'에 대한 구상을 논의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미 양측의 대화를 촉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9일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실무 방문 일정을 브리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영부인의 초청으로 성사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2.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이 결렬된 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7번째이자, 4개월 만의 한미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먼저 10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같은 날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영빈관에서 하루를 묵는다. 이튿날인 11일 오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을 접견한다.
11일부터 한미 정상 간 본격적인 공식 일정이 시작한다. 이날 정오부터 2시간가량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친교를 겸한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곧이어 양국의 핵심 참모들이 배석한 확대 정상회담 겸 업무 오찬이 이어진다.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은 워싱턴을 출발해 한국 시간으로 12일 늦은 밤에 귀국한다.
김현종 차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화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양국 협의가 중요하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개최된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톱다운식 대화를 지속하면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상응 조치'로 요구한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 단계(end state)나 로드맵이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 재확인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대화의 모멘텀과 톱다운 방식, 제재의 틀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미국의 강경 요구에 보조를 맞추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제기되는 '한미 공조 균열론'에 선을 긋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의 신뢰를 가지고 있는 분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작년 5월에 취소됐을 때, 판문점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거쳐 6.12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듯이 이번에도 우리의 역할이 있으리라 기대한다"는 여지를 열어놨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변화를 견인할 지렛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라는 의제를 꺼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의제인가'라는 질문에 "정상 간에는 폭넓은 틀 속에서 여러 문제를 다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미국은 제재 완화에는 완고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북미 대화를 희망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일(현지 시간) 북한과 몇 달 안에 3차 정상회담을 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한미 정상도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원론적으로 공감할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실무협상에서 상당한 진척이 선행돼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이라는 중재안을 견인해야 하는 과제가 놓인다.

북한도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에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포스트 하노이'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서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을 실현할 뜻을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대화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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