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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4·3 추념식' 첫 참석…"무고한 희생자에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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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4·3 추념식' 첫 참석…"무고한 희생자에 사죄"

민갑룡 "머리 숙여 애도…반성하며 성찰" 사과

민갑룡 경찰청장이 제주 4·3사건에 대해 "4·3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정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3일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범국민위원회 주최로 열린 '71주년 제주4·3항쟁 광화문 추념식'에 참석해 이러한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민 청장은 방명록을 통해 "하루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한다"며 "이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도 이에 동참해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 총수가 민간에서 주도한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2005년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은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4·3 당시 무고한 희생을 당하신 양민들과 순직 경찰관의 영령들께 삼가 고개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민 청장은 '애도 표한 것을 사과로 받아들여도 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께는 분명히 사죄를 드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민 학살에 경찰이 참여한 것을 인정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밝혀진 사실에 따라서 경찰도 사실을 인정할 것은 인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민 청장은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우리 경찰의 행위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로 거듭나겠다"며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 앞에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에서 법에 따라 (4·3사건 관련) 여러 가지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가지 법적 과정을 통해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고 상처가 치유돼 온 국민이 화해와 상생의 희망을 키워내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제주도에서 열리는 4·3 추념식에 갈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주에는 지난해 경찰청을 대표해서 다녀왔다"며 "4·3 사건 해결을 위한 어떤 전기가 마련되면 경찰도 기꺼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4·3사건은 1947년 3·1절 기념식 발포사건 때부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7년 7개월간 군경의 진압 등 소요사태로 양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다.

당시 많게는 3만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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