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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청문회 막판에 돌변한 한국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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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청문회 막판에 돌변한 한국당, 왜?

한국당 "장관 자격 없다"…민주 "파행시키려는 티 난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인사청문회장의 기류가 오후 6시를 기해 '훈풍'에서 '긴장'으로 변했다.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이 진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으며 정회를 요구하면서다. 여당에서는 '청문회를 파행시키려는 의도'라고 맞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7일 오전부터 진 후보자의 도덕성과 역량 등을 검증해 왔고, 오후 질의까지는 대체적으로 온화한 분위기에서 청문회가 진행돼 왔다. (☞관련 기사 : 진영 청문회 '훈풍'…한국당도 "'장관님' 불러도 되나?")

그러나 2차 추가질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한국당 소속 청문위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딸 문다혜 씨 관련 의혹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서서히 긴장감이 조성됐다. 이 사안은 행안부 장관 후보자 직무와 직접 관련은 없으나, 야당 위원들은 논란 사안에 대해 국무위원으로서의 소신을 묻겠다며 질의를 이어갔다.

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자신있는 것은 답변을 잘 하는데 자신 없거나 모르는 것은 얼버무린다"며 "야당은 대통령 가족이 왜 대통령이 다스리는 나라를 떠나 후진국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느냐는 국민의 의구심을 대변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유민봉 의원은 "경찰청을 외청으로 두고 있는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사건사고 때마다 진실 규명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있게 되고, 문다혜 씨도 여기 해당된다. 청와대는 무응답, NCND(시인도 부인도 않음)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대통령이나 전 정권 관련 등 모든 것을 떠나 팩트(사실관계) 즉 공인 지위 관련 진실이 규명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진 후보자는 두 의원의 이같은 질의에는 "잘 알겠다",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원론적 답변을 했으나 야당은 이 답변 또한 문제삼았다.

김영우 의원은 "답변이 애매하다"며 "성공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을지는 모르겠으나 소신·양심 측면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세상이 다 아는 의혹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는 답변은 행안부 장관으로서, 국무위원으로서 맞지 않다"며 "여태까지 답변을 보면 더 이상 질문을 해야 하는지 야당 의원들은 자신도 의욕도 없다"고 했다.

오후 6시를 막 넘기자 행안위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나서서 쐐기를 박았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질의 순서에서 "저는 결론적으로 장관 자격이 없지 않은가, 부적절하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용산 토지 매입 의혹, 후원금 소득공제 의혹을 재차 거론하고 이어서 "오늘 의원들 질의에 매우 소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내년 총선 때 중앙선관위 상임위원도 캠프 인사, 장관도 정치인인데 (진 후보자는) '정치 안 한다'고 하면서 당적은 갖고 있겠다고 한다"고 탈당을 요구하고 "(탈당 여부를) 오늘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 하면 우리가 어떻게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할 수 있느냐. 총선 지원용 개각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 의원은 "경찰 공권력의 선거 개입 문제도 대답을 안 한다"며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 문제에 대해서 "이런 부분은 정말 잘못됐다. 내가 장관이 되면 경찰의 선거 개입을 막겠다"고 답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 후보자가 이에 "네, 잘 알겠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들고 있던 질문지를 책상에 던지듯 내려놓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항의했다. 고성 항의는 이날 청문회에서 거의 처음으로 나온 장면이었다.

즉 한국당은 △진 후보자의 탈당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의 정치적 편향성 인정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조건으로 사실상 제시한 셈이다.

이 의원은 질의 후 다시 간사로서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고 "해도 해도 좀 너무하다. 계속 예민한 부분은 모른다, 기억없다, 또 아예 답변을 안 한다"며 "그래도 질의를 계속해야 하는지 저희 당 의원들과 얘기를 좀 했으면 한다"고 정회를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인재근 행안위원장은 "(질의가) 2명 남았다"며 회의를 이어가려 했으나 결국 정회를 허가했고, 청문회는 오후 6시 17분부터 약 15분간 정회됐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반발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맞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후보자 답변은 오전부터 지금까지 유사하고 일관되는데, 그 답변이 마음에 안 들었다면 오전에 그런 말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청문회가 다 끝나가는데 파행시키려는 게 너무 티가 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좀 이상하지 않느냐. 다 끝나가는데 지금에서야 문제를 삼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결국 청문회는 오후 6시 35분경부터 속개되긴 했으나, 한국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해 강경한 조건을 내걸면서 진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 역시 다른 6개 상임위와 마찬가지로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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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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