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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들, '기업 눈치보기' 급급

삼일회계, 컨설팅수입이 회계감사수입의 두배나 돼

대다수 국내 대형 회계법인들이 기업 회계감사와 컨설팅을 함께 하고 있으며, 특히 컨설팅비 수입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분식회계사태로 신뢰의 위기에 직면한 미국이 최근 회계감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회계법인들에 대해 회계감사와 컨설팅 업무를 동시에 맡지 못하도록 금지시키기로 한 것과 같은 획기적 투명성 조치를 국내에 도입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제도를 도입할 경우 국내 회계법인들의 수익기반이 크게 훼손될 것이 명약관화해 회계법인들의 거센 저항과 로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일회계, 컨설팅 수입이 회계감사 수입의 2배나 돼**

국정감사를 받고 있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민주당의 최재승 의원에게 제출한 '회계법인 수입현황'에 따르면, 국내 최대법인인 삼일회계의 경우 3월말 현재 총수입 2천1백7억원 가운데 회계감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전체의 31.6%인 6백65억원에 불과했다. 그 대신 기업 컨설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1천3백19억원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했다. 본업인 회계감사보다 배이상 많은 수입을 기업컨설팅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수입액 랭킹 3위인 안진회계법인의 경우도 회계감사 수입이 3백53억원으로 전체의 43.7%를 차지한 반면, 기업컨설팅수입은 4백26억원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하고 있었다.

랭킹 4위인 삼정회계도 회계감사는 2백39억원으로 45.0%, 기업컨설팅이 2백88억원으로 54.3%를 차지했다.

랭킹 5위인 영화회계는 회계감사가 2백81억원으로 47.8%, 기업컨설팅은 2백75억원으로 46.7%를 차지해 양쪽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단 랭킹 2위인 안건회계법인만이 회계감사 4백7억원으로 전체의 74.9%를 차지한 반면에 기업컨설팅은 28억원으로 5.3%에 그쳤다.

***"현상태 유지하다간 한국 기업의 신인도 회복은 요원한 일"**

이같은 대다수 대형 회계법인의 과도한 기업컨설팅 수입의존도는 자칫 미국의 분식회계 사태에서 목격할 수 있듯, 회계법인들이 컨설팅 수입에 눈 멀어 분식회계 등 기업의 불법행위를 방조 또는 공모할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미국금융당국은 이에 지난달 미국의 회계법인들이 회계감사와 기업컨설팅을 병행할 수 없도록 하는 강도높은 법을 통과시켰으며, 이에 다른 나라들도 이같은 규정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회계법인들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가 지극히 낮은 상태다. 한 예로 올 들어 발생한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스캔들때 삼일회계법인이 TPI의 회계감사와 컨설팅업무를 동시에 맡으면서 TPI의 향후 자산가치가 수조원대에 달한다는 평가서를 만들어 줌으로써 TPI 사태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는등 회계감사와 컨설팅업무의 분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회계법인의 난립으로 과당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사회에서 미국처럼 회계감사와 컨설팅 업무를 분리시키면 대다수 회계법인이 파산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회계업계에서는 정부가 미국식 제도를 도입하려 할 경우 로비등을 통해 강력대응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그러나 요즘 같이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글로벌시대에 과연 언제까지 국내 회계업계의 사정만 고려해 회계감사와 컨설팅 업무의 겸임을 방치할 것인가이다.

한 외국계 펀드매니저는 "IMF사태후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한국 기업의 투명성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는 대단히 낮은 편"이라며 "한국적 현실을 고려해 회계법인들에게 회계감사와 컨설팅 업무를 계속 맡길 경우 한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기업 신인도의 제고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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