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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 말도 안되는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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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 말도 안되는 헛소리"

외국투자가 "하반기 주가 크게 오를 것" 낙관

청와대는 "장대환 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 국가신인도가 떨어지고 주가도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총리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당일인 28일과 다음날인 29일 오전 증권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코스닥시장은 주가조작사건의 파장에도 불구하고 낙폭을 줄여가는 등 총리인준 부결과 무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의 '주가 폭락론'이 얼마나 허구였는가를 보여주는 시장의 반응이다. 이는 동시에 한국경제가 웬만한 정치적 혼란 정도는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대단히 튼실해졌음을 보여주는 반가운 증거이기도 하다.

***외국투자가 74%, "하반기 주가 크게 뛸 것"**

대신증권은 총리임명동의안이 부결된 28일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등에 있는 31개 외국계 투자기관의 한국 증시 담당자를 상대로 올 하반기 주가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잇따른 총리인준 부결을 비롯해 연말대선을 앞둔 한국의 정치상황이 극도의 혼란상태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외국투자가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조사 결과는 "하반기 한국증권 기상도 쾌청"이었다. 29일 현재 720선을 왔다갔다 하는 종합주가지수가 하반기에 850∼950까지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하반기 주가지수 최고치를 묻는 질문에는 850∼900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13명(41.9%)으로 가장 많았고 900∼950 10명(32.3%), 800∼850이 7명(22.6%)이었다.

주가지수의 정점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12월이라는 응답이 48.4%로 가장 많았고 10월 22.6%, 11월 19.4% 순이었다.

이런 전망에 따라 58.1%인 18명은 "가지고 있는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밝혔으며 29%인 9명은 "한국 주식을 지금보다 더 사겠다"고 답했다. "지금 갖고 있는 주식을 팔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2.9%인 4명에 불과했다.

하반기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에서도 미국 경제가 불안하지만 한국의 하반기 국내총생산(GDP)은 5∼6% 늘어날 것이라고 본 사람이 45.2%였으며, 3∼4%로 꼽은 사람은 41.9%였다.

미국의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8일(현지시간)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의 증시는 인구학적 요인 등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 전망을 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나라 주가에 가장 영향력이 큰 외국투자가들이 바라보는 한국증시의 앞날은 대단히 밝았다.

***"총리인준 부결, 도리어 한국경제 도약에 도움될 것"

한 대형 외국투자가는 총리인준 부결이라는 정치적 진통이 도리어 한국경제의 신인도를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총리 인준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야, 한국 지도층이 앞으로 상당히 맑아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한국에서는 권력과 돈, 명성 등이 있는 명망가들이 주로 인사권자의 뜻에 따라 검증 없이 요직에 중용됐다. 그러다보니 부적격자가 요직을 맡으면서 인사 실패가 잇따랐다. 하지만 인사 청문회가 시작되면서 명망가가 요직에 오르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두명의 총리 지명자가 여지없이 발가벗겨지는 것을 본 사람들이라면 '야, 공직에 함부로 나갈 생각을 해선 안되겠구나'라는 사실을 절감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앞으로 한국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은 IMF사태후 많은 부문에서 도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부패문제에 있어서만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사 청문회를 통해 하나의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국 지도층이 투명성을 회복한다면 한국경제는 또다른 질적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 게 분명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한국경제의 앞날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은 게 나를 포함한 외국투자가들의 일반적 생각이다."

외국투자가들의 이같은 반응은 이제 총리 인준부결 정도의 정치혼란은 우리나라의 경제와 주가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한국경제가 튼실해졌다는 반증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청와대의 주가 폭락론을 접하고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개탄이 절로 나왔다"며 "정치권이 주가를 거론하는 행위가 더이상 있어선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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