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몽준이 던진 화두, '반부패 국민통합'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몽준이 던진 화두, '반부패 국민통합'

<데스크 칼럼> 올바른 방향성, 그러나 말보다 실천이 관건

신당 논의의 한 가운데 있는 정몽준 의원이 20일 신당의 지향점을 '반부패 국민통합'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의 박상천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원과 합의한 내용이라고 밝힌 대목중 하나이며, 다른 항목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한 정의원도 이 항목에 대해서만은 합의 사실을 인정했다.

정몽준 의원은 21일 아침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선거때마다 재연돼온 '지역분열적' 대선운동의 폐해를 지적하며 재차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몽준 의원이 신당의 성격, 더 나아가선 앞으로 구축해나갈 연합전선의 성격으로 제시한 '반부패 국민통합'은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지금 기존 제도정치권의 반복되는 '부패'와 '국민분열' 행위에 혐오를 넘어선 증오의 감정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반부패 국민통합'이란 캐치프레이즈는 강한 설득력을 갖고 있으며,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기만 한다면 정몽준 의원의 인기가 한낱 거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케 하고 있다.

***반부패 국민통합은 50년간 계속된 레파토리**

문제는 그러나 언제나 그러했듯,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반부패 국민통합이란 새삼스런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해방후 50여년동안 선거가 있을 때마다 모든 정파가 내세운 식상한 구호다.

"망국적 부패를 몰아내겠다. 역사상 가장 깨끗한 정권을 만들겠다."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정치를 없애겠다. 내가 집권하면 골고루 인재를 기용하는 탕평책을 쓰겠다."

언제 이런 대국민 공약을 내걸지 않은 정치세력이 있었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제도정치권 세력들로부터 매일같이 듣고 있는 공약이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동안 목격된 것은 돈과 조직이 난무하는 '부패', 지역감정을 증폭시키는 '국민분열'의 연속이었다. 집권후에는 예외없이 친인척과 측근의 '부패' 스캔들이 재연됐고, '국민분열'을 고착화시키는 지역편중 인사로 점철됐다. 한때 국민의 편에서 서서 길거리에서 최루탄을 마시고 철창생활을 한 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것이 한국정치의 적나라한 역사이자 현주소이다.

***"국민은 혁명적 변화를 원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은 정치권에 대해 '혁명적 차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스런 일이다. 민의를 제대로 읽고 있으니 말이다.

이같은 정의원의 말을 일단 믿어볼 일이다. 하지만 워낙 수십년간 '양치기의 거짓말'에 속아온 국민인만큼 정의원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국민은 많지 않다. 설령 "늑대가 나타났다"는 정의원의 말이 1백% 사실일지라도 말이다.

정의원이 진정으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선 앞으로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특히 신당추진 과정에 그가 과연 어떤 정파들과 손을 잡을 것인가가 국민심판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지금 정의원 주위엔 숱한 정파들이 모여들어 "함께 일을 하자"며 추파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정의원이 내건 '반부패 국민통합'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결코 '부패 세력' 및 '국민분열 세력'과 연대해선 안된다.

부패 세력은 누구인가.

국민분열 세력은 누구인가.

이같은 물음에 대해 국민은 이미 답을 잘 알고 있다. 현재 정의원에게 제휴를 제안한 정파들 가운데 상당수가 부패와 국민분열이라는 잣대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한 세력들이다. 이미 국민은 여러 차례 투표행위나 여론조사 등을 통해 심판을 내린 바 있다.

"민의에 따르겠다"는 정의원이라면 굳이 고유명사를 들지 않더라도 누가 부패 세력이고 누가 국민분열 세력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모른다면 그의 '반부패 국민통합' 전선 구축은 국민의 냉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유혹과의 싸움**

무소속인 정몽준 의원은 높은 지명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인군단(一人軍團)'이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독불장군으로 일하기란 힘든 게 엄연한 현실이다. 기존 정파와의 연대는 불가피하다. 마음 같아선 당장 주위에 현역의원 20명이상을 모아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반부패 국민통합'이란 원칙의 순수성을 지키기 힘든 게 냉엄한 현실이다. 힘 들더라도 부패 세력, 지역주의 세력, 민족분열 세력과는 손을 잡아선 안된다. 이들과 손을 잡는 순간, 단언컨대 '정몽준 바람'은 찻잔속 소용돌이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정의원은 아직 그에 대한 본격적 검증이 시작조차 되지 않았고 출신 등의 적잖은 핸디캡을 안고 있는 상태이나 상당수 국민들로부터 '가능성의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론조사가 그 증거다.

하지만 여론이 얼마나 가변적이고 차가운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정의원이 상대해야 하는 세력은 자신의 표현대로 '혁명적 변화를 원하는 국민'이다. 이들의 기대치를 맞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정치는 이상이 아닌 현실이다"는 식으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는 치명적 착각이 될 것이다.

과연 정의원이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가능성의 리더로 부상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