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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의 창원, 원샷 단일화냐 단계적 단일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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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의 창원, 원샷 단일화냐 단계적 단일화냐

민주-정의 "원샷 단일화"…민중당 "진보 단일화 먼저"

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故) 노회찬 의원 별세로 공석이 된 경남 창원성산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 등 3당의 범(汎)진보진영 단일화가 화두다. 민주당이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하고, 정의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단일화 흐름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창원성산 지역구 보궐선거에 정의당 후보로 나선 여영국 예비후보 측 노창섭 상임선대본부장은 6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 부정 세력에게 창원성산을 내줄 수 없다는 민주당과 권민호 (예비)후보의 제안에 대해 동의한다"며 "(권 후보 측과)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민주당 권 예비후보의 '원샷 단일화' 제안에 대한 긍정적 화답이다. 권 후보는 당시 창원시청 회견에서 "국민들은 탄핵과 촛불혁명을 부정하는 세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분노하고 있다"며 "범민주개혁 진영의 승리를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었다.

민주당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정의당은 즉각 "적극 검토" 입장을 밝혔다. 반면, 3자 단일화의 다른 한 축인 민중당은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며 정의당-민중당 간의 '진보진영 선(先)단일화'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민중당은 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혼선만 초래할 뿐"이라며 "진보 단일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의당과 민중당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단일화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들의 협상을 중재하고 주도한 '경남진보원탁회의'도 5일 재차 회의를 열었으나 구체적 중재안을 내지 못한 채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양당의 추가 논의를 권고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정의당-민중당 간 의견차는 단일화 방식에 대한 것으로, 당초 정의당은 "창원시민 여론조사 100%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검토해 보는 것이 좋다"(2.27. 이정미 정의당 대표 기자간담회)는 입장이었던 반면, 민중당은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2.25. 손석형 예비후보 기자회견) 방식을 주장해 왔다.

두 당은 그러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여론조사 50%+조합원 총투표 50%'(정의당 안), '조합원 총투표50%+민중경선제 투표인단 직접투표50%'를 각각 중재안으로 냈으나, 현재까지 의견차를 더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후보등록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과의 단일화까지 고려할 때 사실상 시간적 한계 상황이라는 판단을 한 정의당 측이 토너먼트식 '선 진보 단일화'보다 '3자 원샷'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4.3 보선 후보등록일은 이달 14~15일이다.

여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론 지형에서는 이미 정의당과 한국당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노회찬 후임자'를 뽑는 선거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은 사망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자리에 있었다.

앞서 한국리서치가 KBS창원총국 의뢰로 지난달 15~17일 성산구 유권자 700명에게 조사한 결과(유무선 전화면접, 응답률 13.1%)를 보면, 여 후보와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 내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는 강기윤 26.6%, 여영국 25.3%, 권민호 7.1%, 손석형 7.0% 순이었다. 한국당 강 후보는 지난 4일, 민주당 권 후보는 지난달 27일 각각 중앙당 지도부로부터 4.3 보궐선거 후보로 최종 의결됐다.

여 후보 측은 민중당과의 단일화와 관련해 이날 회견에서 "작년 말부터 약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진보원탁회의'에 성실히 임해 왔다"며 "협상이 어려워지자 여영국 선본은 결단을 내려 민중당에서 주장한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수용했으나, 민중당은 3개월여 동안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던 '민중경선제'를 제안하면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여 후보 측은 "민중당과 진지한 협의를 했으나 양당이 처한 조건과 상황에서 더 이상 합의에 이를 수 없었다"고 사실상 양자 단일화는 난망하다는 입장을 시사하며 "진보개혁 진영의 승리를 위한 시간이 우리에게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여 후보 측은 "진보 단일화를 염원하는 진보원탁회의 대표자들의 진심어린 말씀을 새겨듣고, 민중당과의 협의를 성실히 지속하도록 하겠다"며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민중당 측은 여 후보 측의 '3자 원샷 경선' 수용 입장에 대해 대해 "성급하고 저속한 입장 변화"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손 후보 선대본부는 논평에서 "마치 결렬을 기다린 듯한 모습을 보니 애초에 진보 단일화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닌지 의심될 지경"이라며 "당선만 되면 된다는 생각에 치우쳐 진보 단일화에 대한 창원 노동자·시민의 열망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사 가운데 인용된 창원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의 설문지 문항 및 통계보정 기법 등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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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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