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상태로 대형 선박을 운항하다 부산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러시아 국적 선장이 긴급체포 됐다.
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는 업무상과실, 해사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선장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월 28일 오후 4시 20분쯤 러시아 선박 씨그랜드호(SEAGRAND호·5998t급)를 운항하던 중 부산 광안대교 교각 하판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광안대교 하판 철구조물에 가로 5m, 세로 5m 정도 크기의 구멍이 났고 하단부분에 가로 1m, 세로 5m 가량 긁혔다.
해경에 따르면 A 씨는 술 마신 사항은 인정하고 있지만 사고 이후 술을 마셨고 운항경로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사고 당시 해상 음주운전 입건 기준인 0.03%를 뛰어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086%의 음주상태였던 걸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해경은 사고 후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 있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A 씨의 음주시점을 가릴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전 이미 음주 상태였던 A 씨 판단이 흐려져 항로변경과 후진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게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경 조사결과 이 화물선은 이날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 예정이었던 선박으로 바다 방향이 아닌 반대편으로 운항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조타기를 잡았던 것으로 확인되는 조타사도 운항경로에 대해서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증거자료를 확보해 현재 선박 내 CCTV와 VDR을 분석하고 있는 한편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이 사흘 동안 안전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광안대교는 해운대 방향 일부 진입로가 이번 주 일요일까지 통제될 가능성이 커서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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