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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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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데스크 칼럼> 김홍일, 아태재단 문제도 함께 처리해야

김대중 대통령이 마침내 21일 밤 대국민 사과를 한다.

청와대는 김 대통령이 차남 홍업씨가 구속됨에 따라 22일 오후 월드컵 8강전 참관을 위해 광주광역시를 방문하기에 앞서 21일 밤 아들 문제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남 홍걸씨에 이어 차남 홍업씨까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마침내 대통령 본인 스스로가 직접 사과키로 한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더이상 비서들의 입을 빌지 않고 직접 사과키로 한 데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사과 결정에도 불구하고 현재 청와대 및 민주당 일각에서 읽히는 미묘한 기류는 과연 김 대통령의 사과가 얼마 만큼 대국민 설득력을 갖게 할지를 확신치 못하게 만들고 있다.

***민의에 강력 저항하고 있는 동교동계**

청와대측은 21일 김대통령의 사과 계획을 밝히면서, '당 정치부패근절대책위원회'등 민주당 쇄신파에서 주문하고 있는 아태재단의 사회환원 및 장남 김홍일 의원 탈당, 김방림 의원 검찰 출두 문제 등과 관련해선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같은 청와대 주장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시 쇄신파 주문을 전격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사과의 극적 효과'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도 민주당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21일 오후까지의 상황은 이같은 관측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그런 대표적 증거가 김홍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동교동계의 강한 반발이다. 김홍일 의원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당 정치부패근절대책위원장인 신기남 의원이 자신의 탈당 문제를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예의 주장을 펴면서 "내가 왜 탈당계를 내야 하느냐"고 강력반발했다.

이같은 김 의원의 반발과 관련,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개인 문제를 그런 방식으로 하면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며 김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동교동계의 김옥두 의원도 "김 의원은 대통령 아들이기 이전에 유권자에 의해 선출된 의원"이라며 "동생들 문제로 신연좌제식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고 혼란만 가중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또 "아태재단 해체 문제는 재단 이사회에 맡겨야 한다"며 특히 "김대통령은 이미 탈당했고 경제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데 더이상 대통령을 흠집내고 국정운영을 방해한다면 정치생명을 걸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주장했다. 장영달 의원 등 적잖은 주류파 의원들도 이같은 입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통렬한 자기개혁 없이 히딩크 출마시켜도 패배할 것**

이같은 김홍일 의원을 비롯한 동교동계의 반발은 과연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현재 국민들은 외견상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8강 진출에 함몰돼 정치판 돌아가는 데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대단히 큰 착각이다.

국민은 이미 지난 6.13선거에서 '월드컵은 월드컵, 심판은 심판'이라는 냉철한 민의를 집단표출했다. 국민들이 우리팀의 8강 진출에 열광하고 있다 해서 비리 문제를 스쳐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 고초를 치룰 게 분명하다. 앞으로 불과 50일도 안 남은 오는 8월8일 또한차례의 준엄한 '심판 기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금 어떻게 하면 아나운서, 벤처사업가, 대중문화인 등 일반에게 지명도 높은 인물을 영입해 8.8 재보선을 치룰까를 부심하고 있다 한다. 쓴 웃음이 나오는 대응방식이다.

민주당이 지금과 같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계속해 보인다면 설령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해 민주당 후보로 8.8선거에 내세운다 할지라도, 민주당은 또한차례 사상최악의 대참패를 경험해야 할 게 분명하다.

***결자해지만이 살 길**

프레시안이 주초에 김대통령의 직접 사과 및 김홍일 의원 탈당, 아태재단 해체 등의 필요성을 적시한 '욕 먹을 때 나서는 지도자가 되라'는 칼럼을 본 한 독자가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을 밟고 가는 모양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하는 모양은 이 시대의 참다운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많은 잘한 일들에 대해 감사하며 우리 역사에 길이 남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기에 가장 아름다운 끝마무리를 부탁합니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말이 민주당에게 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통령과 민주당을 진심으로 사랑해온 독자의 글로 판단된다.

이 독자의 바람대로 김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대국민사과 성명장에 나서야 한다. 이 길만이 김 대통령을 정말로 아껴온 지지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김대통령의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이럴 때에만 사과성명 발표후 지지기반인 광주를 찾는 김 대통령을 지지자들은 눈물어린 박수로 뜨겁게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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