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월드컵경기장이 '대전엑스포' 짝 안나게 하려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월드컵경기장이 '대전엑스포' 짝 안나게 하려면

<'월드컵이후' CEO제언 1> 민간이 운영맡고 체육복표도 살려야

월드컵이 끝났다. 너무나 많은 것을 얻은 월드컵이었기에, 그만큼 앞으로 해야할 과제도 많아졌다.

스탠다드텍의 천주욱 대표가 두 편의 글을 보내왔다. 4강 신화를 이룩한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를 유럽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제언한 글들이다.

특히 두번째 글은 97년 상해 스타디움을 정부 지원이나 기부금 한 푼 없이 성공적으로 건설, 지금도 큰 이익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케이스 스타디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편집자

***월드컵경기장 10개를, 체육복표 사업을 어떻게 할 것입니까**

우리 월드컵팀의 선전을 정말 축하합니다. 그런데 월드컵 경기가 끝난 뒤 근 3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저 10개나 되는 경기장들을 어떻게 할 것이며, 월드컵 못잖은 축구 열기를 어떻게 계속 만들어 갈 것입니까? 그렇다고 지금 우리 프로축구가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거의 망해버린 타이거풀스의 체육복표사업은 없어져도 되는 겁니까?

선진국이 될수록 프로스포츠가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프로선수들은 엄청난 수입과 대통령 못잖은 인기를 누리는 유명인사입니다. 또한 선진국이 될수록 프로 스포츠구단은 고도의 흥행기법을 총동원하여 많은 관중을 끌어들여 이익을 내는 하나의 독립된 사업분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스포츠마케팅'이라는 별도의 경영학 분야 학문이 있을 정도로 프로스포츠 사업에 많은 엘리트들이 모일 뿐 아니라, 이런 프로구단을 잘 경영한 CEO들은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시대통령도 MBA를 마치고 석유사업으로 돈을 벌어 지금 박찬호선수가 뛰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을 매입했을 정도로 미국에서 프로스포츠 사업은 매력 있는 사업 중 하나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각기 다른 프로스포츠 구단 운영방식**

프로스포츠 구단을 경영하는 방법에는 두 스타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미국 스타일로서 입장료 수입과 중계권 수입으로 경영을 하는 스타일이며, 또 다른 하나는 유럽 스타일로서 입장료 수입과 복권수입으로 경영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미국은 인구도 많고 소득 수준도 높아 복권을 발행하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면도 있지만, 나라가 워낙 넓어 복권발행에는 적합하지 않은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유럽 각국은 나라도 작고 인구도 적어 중계권 수입에는 한계가 있어 체육복표 판매로 프로스포츠구단을 경영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선진국에서는 이런 프로스포츠구단들이 고도의 흥행기법을 총동원하여 관중을 모으고 있어 모든 경기장들은 항상 만원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장 자체도 수익을 내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기장이 '사업장' 개념이라 경기장 그 자체의 유지, 보수공사도 사전에 철저한 계획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기장에는 관중이 가지 않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그 구단은 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프로스포츠는 어떻습니까?

***한국 프로스포츠계의 초라한 현주소**

지금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각 구단들은 매년 수십억원 씩의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일부 구단들은 과거 정부의 압력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프로구단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명맥만 유지하면서 프로구단을 끌고 가는 경우가 허다할 뿐 아니라, 전문적인 스포츠 마케팅기법을 동원한 흥행사업으로서 프로구단을 경영하는 전문적 프로구단회사는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프로축구의 경우는 한심할 정도입니다. 프로축구경기가 열리면 많아야 4-5백명 정도의 관중이 들어와 그 넓은 관중석 한 귀퉁이에만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우리 나라 프로축구는 인기가 없습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십여전부터 흥행기법을 총동원하여 프로축구를 전 국민이 열광하는 스포츠로 육성했을 뿐 아니라, 재작년부터는 체육복표사업을 도입하여 프로구단 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프로구단의 스포츠마케팅과 경영에 뭔가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축구의 경우는 월드컵 경기를 맞아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상 4천7백만 모든 국민들이 이렇게 열광한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 여세를 몰고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이 여세를 몰아 월드컵 이후 고도의 마케팅기법을 동원하여 축구 붐을 일으켜 프로축구가 돈 버는 사업이 될 수 있는 국가적인 전략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야만 이번 월드컵경기를 맞아 몇 조원의 돈을 투입한 전국 10개의 축구경기장이라도 최소한 유지 보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갈 데가 없어 모였다 하면 정치 이야기만 하는 우리 국민들 관심사도 다양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민간 CEO에게 경기장과 체육복표 사업을 맡겨라**

월드컵 이후 이런 프로축구 붐이 조성되지 않으면 월드컵경기장들은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지만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 대전엑스포 시설물 꼴이 될 공산이 큽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인데 민간기업에서 대단한 업적을 보였거나 보이고 있는 CEO 중에서 적당한 사람을 영입하여

1) 타이거풀스의 체육복표사업 경영을 맡기되 그 수익의 70% 정도를 프로구단에 내놓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단, 힘있는 자들이 몰려들어 뜯어먹는 일은 철저히 배제해야 할 것이며, 그래야만 프로구단들의 자생력이 생길 것입니다.

참고로 체육복표사업은 유럽이후 3년전부터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이 복표사업 자체가 관중을 동원하는 대단한 위력도 갖고 있는 것입니다.

2) 전국 10개의 월드컵경기장을 하나로 묶어 별도의 독립회사로 만들어 갖가지 수익사업을 전개하도록 하되, 그 수익의 일정 부분을 프로구단에 내 놓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3) 유럽의 예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주5일 근무가 정착되면 인구 백만 이상의 도시에 프로축구단 하나 정도는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전국 10개의 월드컵경기장을 그 지방에 근거를 두는 프로축구단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어떻겠습니까? 어떤 경우에는 경기장을 2-3십년 할부로 매각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이번 월드컵경기가 끝나면 얼마 되지 않아 각 지자체들은 매년 수십억원의 엄청난 유지비 부담만 주는 월드컵경기장 때문에 골치 꽤나 썩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로서도 주5일 근무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에 우리 프로스포츠, 특히 프로 축구가 유럽의 프로 축구나 미국의 프로 야구, 프로 농구 못잖은 정도로 클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야 주5일 근무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도 주말에 갈 곳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경기장은 활용이 안되고 있는 코미디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필자 소개**

천 대표는 74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물산, 삼성석유화학, 삼성생명, 삼성비서실 및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 보았다. 특히 삼성물산에 재직 중이던 1980년대 후반에는 국내 최초로 사내 벤쳐사업에도 관계해 보았으며, 97년부터는 씨제이코퍼레이션에서 인터넷사업도 펼쳐 보았던, 온라인-오프라인 양쪽 경험을 했던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2000년 8월 제일제당그룹내 종합상사인 (주)씨제이코퍼레이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스탠다드테크를 창업, 활동중이다. 천 대표의 보다 많은 글은 www.myinote.com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편집자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