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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발발하나', 인도-파키스탄 분쟁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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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발발하나', 인도-파키스탄 분쟁 최고조

카슈미르에서 5만명 학살돼, 미국은 '친미 인도정권' 지지

동아시아에서 월드컵이라는 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금 서아시아에서는 핵전쟁 발발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어지러운 지구촌의 현주소이다.

인도군과 대치중인 파키스탄이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서 세계를 경악케 하고 있다. 최근 미국주가 급락의 한 요인으로 분석될 정도로 현재 이곳에서의 핵전쟁 발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구촌에 사상최초로 '핵전쟁'이 발발할지도 모를 절체절명의 위기가 도래한 것이다.

***"인도군이 파키스탄을 1인치라도 침범하면 적을 괴멸시킬 폭풍우를 쏟아 부을 것"**

인도-파키스탄 분쟁은 어제오늘의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중동사태보다 더 심각하고 뿌리가 깊다.

인도와 파키스탄 상황은 그동안 서방세계가 중동사태 해결에 골몰하느라 국제적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다.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군은 30일 카슈미르 국경지역에서 최대의 포격전을 벌였으며, 파키스탄은 국경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인도에 대해 핵공격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무니르 아크람 유엔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인도가 교전과정에서 재래식 무기만을 사용하더라도 파키스탄은 핵무기를 동원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인도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자체보유한 수단에 의존해야 한다"며 "핵무기 선제 불사용 독트린 때문에 그러한 억지력(핵무기)을 무력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국영 TV 인터뷰에서 "인도군이 파키스탄 영토를 1인치라도 침범하면 적을 괴멸시킬 폭풍우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시사했다.

그러나 인도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는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오랫 동안 기다려 왔으며 이제 기다림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며 결사불퇴의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핵전쟁 발발하면 최소한 1천7백만명 사상**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몸이 달은 것은 미국, 러시아 등 핵강대국들이다. 미국은 2차대전때 일본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 당시 일본은 핵무기 비보유국이었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은 둘다 핵무기를 갖고 있다. 상황이 통제불능의 상태가 될 경우 인류사상 최초로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지난주 미국 부시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회동에서 인도-파키스탄 사태 해결을 위해 공동협의키로 했다. 미국은 다음주 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현지에 파견해 중재에 나설 계획이며 파키스탄측에 월경 테러행위를 즉각중단하도록 경고했다. 대통령은 6월초 제3자의 자격으로 양국의 정상과 1대1로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제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측 반응은 냉담 그 자체이다.

USA투데이지는 30일 미 국무부와 태평양 사령부의 관계자들은 현재 양국에 머물고 있는 미 시민 6만3천명과 미군 1천1백명을 소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양국간에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최소한 1천7백만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카슈미르에선 '종교 대학살' 진행중, 이미 5만명 피살**

각각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양국은 1947년 독립 이후 3차례 전쟁을 치렀다. 시쳇말로 '이웃 웬수' 사이다. 이처럼 팽팽하던 양국관계는 지난해 10월 뉴델리 인도 의사당에 이슬람 반군이 습격해 14명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급속히 악화됐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 것은 유태인과 아랍인들의 오랜 반목처럼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의 오랜 반목이 갈등의 진앙인 것이다.

영국의 옵저버지는 지난 5월12일자 '지구의 정상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 "세계의 최고봉인 히말라야 지역 전체, 즉 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 카슈미르, 티벳,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 전체가 내전에 휩싸여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유일하게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주(州)인 카슈미르에서는 무슬림 독립을 주장하는 이슬람 반군들이 지난 12년간 내전중이다. 인도정부는 카슈미르를 습격한 이슬람반군에게 파키스탄정부가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힌두민족주의를 내건 BJP당이 집권중인 인도정부 역시 구자라트주의 무슬림 학살을 은밀히 지원해왔다. 지난 두달 반 사이 인도 서부의 구자라트주에서 2천명이 넘는 무슬림들이 힌두 갱들에게 살해됐다. 이처럼 힌두 폭도들이 무슬림 주민들을 강간, 살해, 심지어 화형시키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정부는 이를 방관하라고 지시한 구자라트주 총독을 징계하지 않고 있다.

이달초 4명의 힌두청년들은 35세 무슬림 강사를 표적으로 삼아 칼로 찌르고 생채로 불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무슬림을 공격한 힌두들이 처벌된 사례가 없다. 구자라트의 힌두 경찰들도 1백명이 넘는 무슬림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느쪽이 먼저 공격을 한 것인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무슬림 폭도들이 열차에 탄 58명의 힌두 과격주의자들을 불태워죽인 사건이 벌어진 후 무슬림에 대한 학살보복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슈미르에서 매일 발생하는 사망자수는 팔레스틴 지역의 사망자보다 더 많다. 지금까지 5만명의 군인, 반군, 시민들이 죽었다.

***미국의 친미 인도정부 지지가 사태악화의 한 요인**

마하트마 간디와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는 인도를 '신앙의 자유가 있는 나라'로 건설했다. 그러나 힌두 근본주의자들은 1990년대 중반 네루의 의회당을 물리치고 파시스트 정권을 수립했다.

옵서버는 "인도정부는 인도에 살고 있는 1백20만 무슬림들이 없어지거나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피신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힌두민족주의를 내건 BJP당의 한 관계자는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인도의 무슬림들은 짐을 싸서 파키스탄으로 가야 한다. 인도에 사악한 이슬람 세력이 발붙일 곳은 없다. 그들은 지구상에 살 자격이 없다. 그들은 사악하다."

이처럼 힌두와 무슬림의 치유되기 힘든 반목으로 인한 서남아시아 사태는 중동사태의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는 와중에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의 발목을 다시 잡고 있는 중대한 사태로 번져가고 있다.

옵서버는 그러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에는 미국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한다.
옵서버는 "이런 만행에 대해 미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인도가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자 친미, 친이스라엘 정권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옵저버는 "파키스탄에 대한 인도의 강경한 입장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태도에 비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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