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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당신의 정년은 38세다"

HR파트너즈 조사결과, 급속한 앵글로색슨화의 결과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98년도 일이다. "미국 월가의 평균 정년은 35세"라는 외신 기사를 충격적으로 접한 기억이 있다. 당시는 경제신탁통치를 하던 IMF의 주문으로 미국식 '앵글로색슨 자본주의'로의 체제 전환이 막 시작되던 시점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우리 사회에서도 얼마 뒤 비슷한 기사가 나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다.

그런데 29일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정년'이 38세라는 실증적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경우 2년여동안 군대복무를 해야 하는 까닭에 직장생활 시작이 늦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미 우리나라의 평균 정년은 미국 월가 수준으로 크게 단축된 것이다.

***앵글로색슨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의 인력시장**

인재관리 포털사이트인 HR파트너스(www.hrpartners.co.kr)가 직장경력 5∼10년의 회원 5백83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해 29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체감정년을 평균한 연령은 38.8세로 40세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의 직업정년이 37세 이하인 것과 비슷한 수치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직장에서 느끼는 체감정년'을 묻는 질문에 '37∼41세'라고 답한 직장인들이 5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2∼46세' 23%, '31∼36세' 17% 등의 순이었다.

반면 '46세 이상'이라고 답한 직장인은 8%에 지나지 않아 대다수 직장인들이 느끼는 체감정년이 40대 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HR파트너스의 이도영 사장은 이런 조사결과에 대해“평생직장이라던 은행을 비롯해, 이사가 못되면 그 때는 나와야 한다던 대기업의 연공서열 관행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옛날 이야기가 되버렸다"며 "이번 조사대상이 된 현재 경력 5∼10년의 직장인들은 경영진의 연령이 대폭 낮아지고 이사 진급은커녕 부장이나 과장 말년이면 밀려나는 선배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평생직장은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열명중에 여섯명 이상이 "외국계기업으로 옮기고 싶다"**

이직 사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직장의 비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62%, '연봉이 적어서'라는 응답이 31%에 달해 대부분이 기업 비전과 연봉 문제로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하고 싶은 기업으로는 외국계기업의 인기가 높아 64%를 차지한 반면, 국내 대기업과 벤처기업으로의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은 각각 28%, 8%에 지나지 않았다.

IMF사태후 외국계의 국내시장 진입이 가속화하면서, 예전에는 '검은 눈동자의 외국인'이라고 기피하던 외국계 기업으로의 취업을 선호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한때 젊은 세대들을 유혹했던 벤처 신드럼이 사그라들면서 벤처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력 관리, 능력 개발에 나서야**

HR파트너스의 이도영 사장은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가 의미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조사대상자들 사이에서 IMF 이후 직업정년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적극적으로 기르려는 태도 변화를 엿보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인재 관리업체들도 단순히 개인과 회사를 연결해주는 업무 수준에서 벗어나 ‘커리어 코치’(career coach:경력 코치)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는 것이 이 사장의 주장이다.

이 사장은“선진국에서 직업정년이란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상품으로 자기를 다듬어가는 졸업 개념으로 본다"며 "따라서 우리나라 인재시장도 선진국화돼가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하며, 개인들은 직업능력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인력관리업체들도 개인의 커리어를 선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장은 "이직할 경우 외국계기업을 선호하는 것도 고유의 업무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도태되는 외국계기업의 관리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자신들의 경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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