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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수의 양대 싱크탱크 '헤리티지'와 '케이토'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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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수의 양대 싱크탱크 '헤리티지'와 '케이토'의 저력

권력에의 아부보다 '워싱턴의 비판자' 고집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보수진영의 양대 싱크탱크다.

대부분 비영리법인으로 외부 기부금이나 설립자가 출연한 기본재산을 토대로 운영되는 미국의 싱크탱크는 현재 등록된 것만 1백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미 정가에 가장 영향력이 큰 싱크단체를 꼽으라면 단연 헤리티지와 케이토를 꼽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간판 칼럼니스트로 지난 73년 퓰리처상 수상자이기도 한 데이비드 브로더는 최근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의 공헌을 높이 평가하는 칼럼을 썼다. 브로더는 이 칼럼에서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를 '워싱턴의 위대한 양대 비판그룹'으로 정의 내리며, 지난 25년간 헤리티지 재단을 이끌어온 에드윈 풀너와 25년전 케이토 연구소 설립을 주도한 에드워드 크레인에게 경의를 표했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해바라기형 싱크탱크에 대한 정의와는 다른 시각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정권교체기를 맞아 'XXX포럼' XXX연구소' 같은 언필칭 싱크탱크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미국 보수진영의 양대 싱크탱크를 소개한 이 기사는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간에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다음은 WP 기사의 주요내용이다.

***공화당 집권을 가능케 한 '치열한 지적 투쟁'의 선봉**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의 성공은 찬사를 받을 만한 것이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종종 이들이 내놓는 보고서 내용에 동의할 수 없기도 하지만 말이다.

의회 보좌관으로 일했던 에드윈 풀너는 헤리티지 재단 설립(1973년) 과정에 참여한 뒤 4년이 지나서는 의회를 떠나 재단 운영을 맡게 되었다. 에드워드 크레인도 비슷한 시기에 샌프란시스코에 케이토 연구소를 설립했다.

풀너와 크레인이 두 재단을 맡게 된 1977년은 민주당 지미 카터가 미 대통령에 취임하고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거머쥐고 있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그들의 업적이 더욱 돋보인다. 풀너는 "당시는 보수진영은 물론 공화당원에게도 유리한 여건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하고 있으며 상원 의석에서도 민주당보다 불과 한 석 부족할 뿐인 오늘날 보수진영의 승리를 '역사적 필연'으로 보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공화당의 정치적 승리는 치열한 지적 투쟁의 산물이었다. 여기에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 그리고 공공정책연구소(AEI)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의 눈부신 활약으로 진보진영에서도 이에 맞서는 싱크 탱크를 만들어야 했다.

기업들과 재단의 풍부한 지원, 수천명에 이르는 시민들의 후원금 덕분에 헤리티지 재단은 1백85명의 직원과 2천8백만 달러의 예산, 케이토 연구소는 98명의 직원과 1천6백만 달러의 예산을 자랑하고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을 쥐락펴락**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에서는 각종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수많은 논문과 책자를 쏟아내며 정책 입안자와 오피니언 리더들을 격려하거나 따끔하게 지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풀너는 헤리티지 재단이 의회 청문회나 법안결정이 있기도 전에 정책보고서를 제시하는 기민함을 보이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는 "입법 과정에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크레인은 "케이토 연구소는 보다 학술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을 지향한다"고 말하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은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설 당시 '리더십 과제'(Mandate for Leadership)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워싱턴 정가에 명성을 떨쳤다. 이 보고서는 이후 새로운 행정부가 반드시 참고할 지침서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세금 감면, 미사일 방어, 도시경제특구 등 다양한 의견제시로 행정부와 의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케이토 연구소는 1982년 워싱턴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연방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수정헌법 10조를 부활시킨 일련의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주는 법적 연구물을 양산했다. 1979년 이래 케이토 연구소의 핵심과제로 삼은 것은 사회보장제도를 민간은퇴연금으로 전환시키는 정책이다. 이 정책은 헤리티지 재단도 지지하고 있다.

***자유시장 경제, 시민 권리 옹호**

그렇다고 두 재단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의 주류 보수진영을 대변하면서 자유시장 경제와 국가안보를 강조한다. 때로는 의료보험과 복지개혁 등 사회복지정책에도 손을 대기도 한다.

케이토 연구소의 출발점은 자유주의로서 연방정책에 보다 급진적인 비판자이며,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해 보다 회의적이다. 고전적 의미에서 개인의 자유와 시민의 권리문제에 대해서도 확고한 자유주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 두 재단의 영향력은 그들의 지적 정직성과 통념에 대한 서슴없는 의문제기에서 비롯된다. 그들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이 집권을 했더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 좋은 예가 부시 대통령의 결재를 앞두고 있는 농업 보조금 지원법안에 대한 비판이다. 헤리티지 재단의 스튜어트 버틀러는 "기업형 농업에 대한 뻔뻔스러운 세금 지출"이라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기득권쪽에 유리하게 개정된 최근의 정치자금법에 대해서도 케이토 연구소와 헤리티지 재단은 정치연설을 규제하는 정부의 권리를 비판하는 포럼을 열었다.

지적으로 편협하기로 악명 높은 워싱턴에서 집권세력의 기본적 전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때때로 우상파괴적인 비판을 하는 두 재단의 활동은 종종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공화당 대통령들은 물론 민주당원에게도 이들의 역할은 매우 소중한 것이다.

***진취적이면서도 선의를 간직한 '민주적 논의'**

정책에 대한 논쟁이 서로 모욕을 주는 행태로 변질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워싱턴 정가에서 두 재단은 건전한 '민주적 논의'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두 재단에는 기본적인 정치적 성향을 공유하는 학자들과 저술가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외부의 다른 견해에 대해 문을 열어두고 있으며, 그들이 개최하는 정책포럼들은 진취적이면서도 선의를 간직하고 있다.

크레인이 내게 해 준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은 민주적 토론과 논쟁의 위대한 모범이다. 정계에서는 이런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요즘 정치는 대체로 진지한 내용을 결여하고 있다."

크레인의 말이 타당하다면 정계와 언론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은 헤리티지 재단과 케이토 연구소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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