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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지옥 속에서도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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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지옥 속에서도 꽃은 핀다

절망 속 배려, 국제사회의 원조에 '삶은 계속된다'

강진으로 최대 2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절망의 땅' 아이티에서, 기적과 희망을 전하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진 발생 엿새째. 매장되지 못한 시신들이 거리에 즐비하고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질병 감염 우려도 높아지는 등 여전히 포르토프랭스는 지옥도를 방불케 하지만, 그곳에서도 누군가가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 ⓒ로이터=뉴시스

기적 연출되는 생존자 구출현장

17일(현지시간). 매몰자가 생존 가능한 한계 시한을 넘겼지만 132시간 만에 49세 여성과 7세 소녀가 건물 더미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아이티인들은 또 한 번 기적을 목격했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러시아 구조대가 포르토프랭스에서 9살, 11살짜리 소녀를 구조했다고 러시아 외신들이 전했다.

생존자의 가족들은 구조 소식에 감격에 겨워하며, 지진으로 가족이 실종된 아이티 사람들에게 "희망을 갖고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재난 이후 물과 음식물 없이 버틸 수 있는 시한인 사흘이 지나면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현지의 특파원들과 국제구조대는 "구조되는 생존자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43개국에서 파견한 1700명의 국제 수색 구조팀이 사고 현장을 누비고 있으나 구출된 생존자 수는 16일에 12명, 17일에는 5명으로 크게 줄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 감사"

기적 같은 생존 소식만이 아이티인들의 희망의 전부는 아니다.

구호물자 조달이 늦어진 데 대한 분노로 약탈과 폭동을 일으키는 아이티인들도 있지만, 구호물자는 물론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남을 위해 베푸는 사람도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자신의 집에서 부상자들을 돌보는 아이티인 의사에 관한 미담을 전했다.

평소에 덕망이 높은 59세의 의사 클로드 수레나의 2층 집은 산허리에 있었고, 다행히 지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는 이를 '신의 은총'이라 여기며 100명의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48세의 스티브 줄리엔은 무너진 집에 매몰되어 있다가 누군가에게 구조됐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수레나의 '병원' 매트리스 위에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날 여기에 데려다 준 이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고, 수레나는 "적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감격했다.

그러나 이 집의 진료 상황은 열악하다. 플라스틱 양동이가 화장실을 대신하며, 어떤 환자들에게는 겨우 붕대를 갈아 주는 정도의 치료가 전부이기도 하다.

수레나는 "감정상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알아도 장비를 갖추지 못해 치료를 할 수 없을 때"라며 자신의 집에 묵었던 부상자 가운데 이미 18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임산부가 진통이 시작되자마자 과다 출혈로 사망하고, 그 아이도 구하지 못한 것이 가장 비통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부상자들은 수레나의 '병원'이 포르토프랭스의 그 어느 병원보다 좋다고 입을 모은다. 엑스레이 촬영 장비가 없어 뼈가 붙지 않은 상태임에도 팔걸이 붕대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한 남자는 "여기 있는 의료 장비들을 고려하면 아주 좋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빠른 속도로 바닥나는 물과 음식물을 보충하기 위해 수레나는 구호물품을 받으러 공항에 갔다. 그러나 공항 주변이 너무 혼잡해 아무 성과 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그는 "비행기가 너무 많아서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와 이야기해야 좋을지 몰랐다"고 낙담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더 많은 도움이 올 거라며 낙관하고 있다. 국제로터리 클럽이 지원을 해주기로 약속했고, 의사들도 더 많이 올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 절망 속에서도 아이티인들의 삶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사회의 온정…정부, 1000만 달러 쾌척

한편 절망에 빠진 아이티를 일으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미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이티 구호활동과 재건을 위해 1억 달러 지원 계획을 밝히는 등 국가·국제기구·유명인사의 재정적 지원이 줄을 잇고 있으며, 구호물자 조달·구조요원도 파견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18일 아이티의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1000만 달러(약 110억 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태 초기 100만 달러에 그쳤던 긴급지원 규모의 10배에 달한다.

이번 지원금 조달에는 정부에서는 총리실, 기획재정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국토해양부, 소방방재청 등이 참여하게 되고 민간에서는 전경련과 상의, 대한적십자사, 수출입은행, 해외원조단체 협의회 등이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부기구와 119구조대, 재계·종교계도 아이티에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 '굿네이버스'와 '월드비전 한국', 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아이티를 돕고자 긴급 모금 활동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코오롱그룹 등 기업들도 아이티 피해복구를 위한 성금과 물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개신교와 원불교, 천주교, 불교에서도 성금과 구호물자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5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로 파견된 119국제구조대는 18일 오전(한국시간)부터 본격적인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 아이티 중앙은행에서 구조활동 작업 중인 119구조대원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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