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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의 입장은 권태오·이동욱과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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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의 입장은 권태오·이동욱과 같은가?

[기고] 나경원 원내대표의 '적반하장' 태도

첩첩산중에, 설상가상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행보를 보고 든 생각이다. 보도에 따르면 16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몫 5·18 진상조사위원 2명에 대해 "변경할 필요가 없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분들을 제대로 추천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재추천 요구를 일축했다 한다. (관련기사 : 여야 "5·18 조사위원 재추천 거부한 나경원 막가파식 판단력")

문 대통령은 한국당이 추천한 5·18 진상조사위원 2명(권태오, 이동욱)에 대해 해당분야 5년 이상 종사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더욱이 전 월간조선 기자 이동욱이라는 자는 “다수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한 것으로 이것이 광주사태의 실제 본질”(관련기사 :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의 광주 막말 5가지)이라는 발언에서 극명히 드러나는 것처럼 지만원 및 태극기 파쇼 부류가 80년 5월 광주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인식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이런 자가 80년 5월 광주의 실체적 진실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애초에 이런 자들을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한 한국당의 결정도 정말 어처구니 없지만, 지금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등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만원 및 태극기 파쇼 등과 손잡고 북한군 특수부대 침투설 운운하며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왜곡하고 능욕한 국면이다. 그 후폭풍으로 무섭게 상승하던 한국당의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 건 세상이 다 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나 원내대표가 취할 태도는 명확하다. 김진태 등이 벌인 난동에 대해 사족 달지 않고 사죄하고, 80년 5월 광주의 실체적 진실을 객관적으로 조사할 철학과 의지와 능력이 있는 인사를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새롭게 추천하거나 그게 여의치 않다면 추천권을 반환하는 것이 그것이다. 진정 놀랍게도 나 원내대표는 그렇게 하기는 커녕 문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한 권태오와 이동욱이 '진상규명에 적임'이라며 대통령에게 몽니를 부리는 중이다. 후안무치도 이 정도면 입신의 경지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저희 당 일부 의원들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이것을 이유로 정치적인 이용을 하는 것에는 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도 발언했다 한다. 나 원내대표의 말은 한국어였지만, 나는 나 원내대표의 말을 독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80년 5월의 광주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한국당이다. 지금 국면에서는 오직 한국당만이 광주민주화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게 영남패권주의를 가장 나쁜 방식으로 부추겨 경상도표를 결집시키고, 태극기 파쇼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80년 5월 광주가 다시 정치의 한복판으로 소환된 건 김진태 등 한국당 의원들이 주도한 5.18 관련 공청회 때문이었다. 삼척동자도 아는 일을 나경원 원내대표만 모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행위를 일컬어 '적반하장'이라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등의 패륜적 망언과 망동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이들의 만행을 단호하게 징계하지도, 이들의 잘못을 당 차원에서 아무 단서 없이 사죄하지도 않는데 더해, 5.18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두고 패악을 부리며 오히려 다른 정당을 비난하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보니 나 원내대표에게 정말 묻고 싶은 질문이 생겼다. 그 질문은 이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님! 80년 5월 광주는 당신에게 폭동입니까? 아니면 민주화운동입니까? 당신에게 전두환은 대한민국을 폭도로부터 지킨 영웅입니까? 아니면 시민들을 무참히 도살한 학살자입니까? 80년 5월 광주에 대한 한국당의 공식입장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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