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CEO 칼럼> 천주욱 스탠다드텍 대표의 '기도문'

'3홍 비리'를 계기로 세간에서 대통령의 자격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과연 어떤 자격을 갖춘 이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돼야 국운이 흥성할 것인가.

이와 관련, 한 편의 글이 본지에 도착했다. 벤처컨설팅기업인 스탠다드테크(standardtek)의 천주욱 대표가 보내주신 글이다.
'제발,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이 글은 천대표의 개인 홈페이지(www.myinote.com)에 최근 실었던 글이다. 천 대표는 기도문 형식을 빌은 이 글을 통해 작금의 개탄스런 정치풍토를 역설적으로 비판하며, 앞으로 경제적, 외교적으로 적잖은 국내외의 도전에 직면할 우리나라를 위해 앞으로 어떤 정치지도자가 필요한가를 제시하고 있다. 다음 대통령이 되기 위해 뛰고 있는 대선후보들이 반드시 한번쯤 경청해야 할 세간의 소리라 하겠다.

천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해 주변 사람들의 바람을 모아 같은 제목으로 기도문을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천 대표의 양해를 얻어 이 글을 전제한다. 편집자

***'제발,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천지신명이시여!

제발,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잘 되어 그 가족들이 이권에 개입하지 않을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외국어 한두 가지는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 외국 정상과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멋진 위트도 구사할 수 있고, 골프도 같이 할 수 있는 국제화된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인품과 지도력을 갖춘 분으로서 전 국민이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온갖 꼼수와 말 장난과 말 바꾸기로 국민을 현혹시키지 않을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특정지방 시람만 좋은 자리에 앉히지 말고 널리 천하의 인재를 등용하는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여당은 무조건 선(善)이고, 야당은 무조건 악(惡)이라며 끝없이 싸우는
국력 소모의 이전투구(泥田鬪狗) 패거리 정치판을 깰 수 있는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날로 욱일승천(旭日昇天) 하는 중국과 세계적인 경제대국 일본의 틈바구니
에서 이 나라 이 국민을 잘 이끌 수 있는 전략력과 경영력을 갖춘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짜여진 각본 말고 평소 실력으로 인터넷도 잘 알고, 젊은이와 이메일 대화도
하며, 와이셔츠 바람으로 대학생들과 몇 시간의 토론도 할 수 있는 멋진
이런 분을 대통령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천주욱 씀

***필자 소개**

천 대표는 74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물산, 삼성석유화학, 삼성생명, 삼성비서실 및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 보았고 특히 삼성물산에 재직 중이던 1980년대 후반에는 국내 최초로 사내 벤쳐사업에도 관계해 보았으며, 97년부터는 씨제이코퍼레이션에서 인터넷사업도 펼쳐 보았던, 온라인-오프라인 양쪽 경험을 했던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그러던 중 2000년 8월 제일제당그룹내 종합상사인 (주)씨제이코퍼레이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스탠다드테크를 창업, 왕성히 활동중이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