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400억 원대 횡령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던 스위스 다국적그룹 현지법인 ABB코리아가 대규모 부당해고를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ABB코리아가 횡령사건 발생 이후 그해 8월부터 본사직원을 투입해 대규모 감사에 돌입했으며 지난해 4,5월 두 차례에 걸쳐 16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업무용 노트북을 가져간 뒤 디지털 포렌 방식으로 10년 치 모든 자료를 복구하는 등 먼지털기식 감사를 벌였고 경미한 위반 사례까지 무리하게 적용해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해고사례를 보면 해고자인 A씨는 2017년 공무원 4명과 점심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식비 13만 원을 협력업체 신용카드를 이용해 결제한 것이 해고사유가 됐다.
또 다른 해고자인 B씨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공기업 고객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해외 교육에 매년 동행해 관광비용 일부를 지불하는 과정에서 2013년 8월 C공기업의 해외교육에 참가해 식사비용으로 15만 원을 지불한 것이 문제가 돼 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해고사유보다 감사과정에서 부당한 대우가 있었다며 이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ABB 측으로부터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으며 통역 오류로 인해 자신을 보호하는 진술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사측의 강요로 인해 영문으로 된 부동문자에 서명한 것이 직접적인 해고의 사유가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고자들은 충남지방노동위와 서울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요청했고 중노위는 지난해 11월 이들의 해고는 부당하다며 복직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BB코리아 측은 이들의 복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법무법인'김앤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 행정소송에 돌입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자 D씨는 "이들은 고의적인 시간 끌기를 통해 해고자들이 지치길 기다리고 있다. 이미 실업급여 지급도 끝나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지쳐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ABB코리아 측은 "횡령건과 이건은 별개건이며 연관성은 전혀 없다"며 "대외·대내적 기업윤리 신고채널로 보고된 사항으로 내부검토가 됐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조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ABB코리아는 지난 2017년 2월 재무담당 상무 오모씨(58)가 회삿돈 400여 억 원을 횡령해 해외로 달아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오씨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재무담당 임원으로 일하면서 총 73회에 걸쳐 회삿돈 357억 원을 3자와 공모해 개인통장이나 별도 계좌로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BB코리아 측은 오씨의 자금 횡령과 유용이 회사에 미친 피해액 추정치를 세전 기준 약 1억 달러(1143억원) 규모로 발표했다가 며칠 뒤 종전 예상보다 3000만 달러(약 344억원) 축소된 800억 원이라고 공개했다.
오씨는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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