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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검찰', 조직내 저항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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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 검찰', 조직내 저항에 흔들?

다원화된 수사조직 통합, 이 총장이 진두지휘해야

'이명재 검찰'이 위기를 맞고 있다. '신뢰의 위기'이다.

이같은 위기는 김대중 대통령 3남 홍걸씨의 비리 연루 및 권력의 비리 은폐 시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최성규 경찰청 전 특수수사과장의 미국 도피로 초래됐다. 또한 아태재단 비리 연루 의혹을 사고 있는 김대웅 광주고검장의 소환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대목도 검찰의 수사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검찰로 향하고 있는 의구심은 단순히 검찰조직이나 검찰총수인 이명재 검찰총장의 개인적 위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검찰 등 공권력이 자칫 잘못 대처해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경우 또다시 '길거리 정치'가 재연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명재 검찰이 세간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때이다.

***흔들리는 이명재 검찰에 대한 신뢰**

올초 취임한 이명재 검찰총장이 지난 2월말 활동시한이 만료한 차정일 특검으로부터 김대통령 차남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비리 의혹수사를 인계할 때만 해도 이명재 검찰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컸다. '성역없는 수사'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국민여론을 잘 알고 있는 이명재 검찰총장도 당면한 검찰의 위기를 신뢰의 위기로 규정, 성역없는 수사를 약속했다. 이명재 총장은 실제로 지난 3월 대검 중수부를 중심축으로 하는 42명의 전문검사 및 수사진으로 '드림팀'을 구성, 아태재단 비리에 대한 단호한 척결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3월말 예기치 못한 상황이 터졌다. 김대통령 3남 김홍걸씨가 연루된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가 터진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8일 서울지검 특수2부로 배당됐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최규선의 전 운전기사 천호영씨의 폭로로 지난달 28일 김홍걸, 최성규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굵직굵직한 연루자들의 이름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지검은 어이된 일인지, 최성규 특구수사과장 등 핵심인물들에 대한 출국금지조치 등 기본적 조치마저 취하지 않았다.

최규선 등 18명에 대해서는 지난 8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출국금지조치를 내렸으나, 사건의 핵심열쇠를 쥐고 있는 최성규에게 출국금지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누구 눈에도 의아했다. 결국 최성규 전 과장은 14일 여유있게 한국을 빠져나가 20일 미국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지검은 이에 대해 지난 14일 최씨 출국후 "소홀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소홀했다고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20일 최씨의 미국도피를 가능케 했다.

믿었던 이명재 검찰마저도 최씨 도피에 조직적으로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한 반응이다.

***김대웅 고검장조차 소환을 못하니...**

이수동 아태재단 전 상임이사에게 이용호 게이트 수사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김대웅 광주고검장 소환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대목도 검찰의 수사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중 하나이다.

김 고검장은 대검 중수부의 거듭된 소환 통고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이유인즉 고혈압 등 개인건강이다. 그는 이처럼 개인 건강을 이유로 내세워 대검 중수부 소환에 불응하면서도 주위에 "결코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종의 자신감에 기초한 일종의 '버티기'다.

김 고검장의 수사기밀 유출은 이미 구속된 이수동 전 이사가 검찰에 토로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김 고검장의 버티기에 밀려 열흘 이상 그를 소환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 고위층인 고검장을 소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성역없는 수사를 국민앞에 약속한 이명재 검찰이 검찰 내부인사조차 소환하지 못한다는 것은 성역없는 수사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해바라기들이 다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명재 검찰은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검찰 내부소식에 밝은 한 법조계 출입 중견기자의 전언이다.

"이명재 검찰총장의 성역없는 수사 의지는 아직까지 변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의 검찰 내부 분위기다. '노무현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현 집권층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퍼져나가자, 권력층에 대한 수사 의지가 흔들리는 듯한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자칫 줄을 잘못 섰다가는 좋을 게 없다는 식의 보신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명재 총장은 취임후 검찰인사를 하지 못했다. 대검 중수부를 중심으로 아태재단 비리를 구성할 전담팀을 구성한 게 고작이다. 따라서 검찰 곳곳에 정치권력과 연계를 맺고 있는 해바라기성 검사들이 포진해 있는 게 솔직한 검찰의 현주소이다. 이 총장이 당면한 신뢰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모종의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다원화된 수사조직, 이 총장 밑으로 단일화해야**

이명재 총장이 내려야 할 '특단의 조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 법조계 인사는 수사라인의 일원화를 꼽는다.

"현재 이명재 총장이 직접 관할하고 있는 수사조직은 정확히 말해 김대통령 차남 김홍업씨 연루의혹을 사고 있는 아태재단 비리를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이다. 반면에 김대통령 3남이 연루된 최규선 게이트는 서울지검 특수2부가 수사중이다. 김대통령 장남 김홍일씨가 연루된 의혹을 사고 있는 정현준 게이트는 또다른 라인에서 수사중이다.

이처럼 수사라인이 다원화돼 있다 보니, 수사의 효율성은 말할 것도 없고 수사 방향이나 원칙이 통일적이지 못하다. 이명재 총장은 취임후 성역없는 수사의지를 천명했다. 이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선 우선 현재 흩어져 있는 수사조직을 자신의 직접적 관할권 아래, 한 군데로 통합시켜야 할 것이다. 만약 기존조직의 반발이 있다면 별도의 특별조직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럴 때에만 검찰 내부에서 제기될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저항을 일소하면서, 비로소 총장 의지대로 성역없는 수사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이미 현재의 이명재 검찰을 불신하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주말부터 장외투쟁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길거리 정치의 재연은 비극이다. 아직까지 국민은 이명재 검찰을 믿고 있다. 이제 이명재 검찰이 국민의 믿음에 답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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