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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 총체적 부실

미 검찰, 금융감독당국 뒤늦은 조사 착수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의 자회사인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CSFB), 리먼 브라더스, UBS그룹의 자회사인 UBS워버그, 씨티그룹의 자회사인 살로먼 스미스 바니(SSB)... 이들은 모두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투자은행들이다.

그러나 엔론 사태 이후 이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개미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금융사기꾼들'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마침내 뉴욕 검찰이 칼을 들이대기에 이르렀다.

***자신들이 투자하고 있는 종목을 매수하라고 추천**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뉴욕 검찰이 월가 증권사들이 기업의 편을 들어주는 관행에 대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재 모건 스탠리, 베어스턴스 등이 검찰의 소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검찰은 최근 투자은행 사업을 위해 왜곡된 투자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메릴린치 증권을 기소했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 검찰총장은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증권사들은 물론 투자 분석가들에 대해 형사 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 검찰은 지난 10개월간 증권회사들이 고객사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인 등급을 부여하는지 면밀히 조사해왔다. 그 결과 스피처 검찰총장은 메릴린치의 투자등급에 편견이 많고 고객사를 보호하기 위해 왜곡됐다는 '많은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월가에서 가장 신임을 얻고 있는 증권사의 이런 행위는 충격적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번 수사결과가 증권 산업 전체에 개혁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메릴린치의 '닷컴전도사'로 불렸던 인터넷주 담당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짓은 지난해 회사를 떠나기 전에 인포스페이스 주식을 꾸준히 매수추천했던 사실이 부당행위 의혹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면서 본격화했다.

블로짓은 그동안 인포스페이스 주식을 사라고 계속 공개추천했었다. 그러나 2000년 7월 개인 이메일에서는 정반대로 인포스페이스 주식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통 같은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인포스페이스의 주가는 2000년 3월 1백32달러에서 현재 1.46달러로 폭락했다.

블로짓의 이중적 행각은 이뿐이 아니었다. 블로짓이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24/7미디어는 2000년 10월 당시 메릴린치가 장ㆍ단기 비중확대'로 추천하는 종목이었다. 그해 4월 30.43달러에 이르렀던 이 회사 주가는 그후 급락세를 보여 지금은 0.2달러 수준이다.

***기업과 회계법인은 부실회계, 허위공시**

메릴린치의 이같은 행위의 원인은 역시 이해상충이었다. 증권사이면서 투자은행 업무도 겸하고 있기에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업무 대상인 기업 고객에게는 후한 점수를 매기지만, 일반기업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뉴욕 검찰은 메릴린치에 앞으로 애널리스트가 기업에 대해 투자등급을 부여할 때 그 기업이 투자은행 부문 고객인지 아니면 일반기업인지 밝히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작년 7월 헨리 블로짓의 추천에 따라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제기한 소송을 담당했던 뉴욕 증권 전문 변호사 제이콥 재먼스키는 이번 검찰 조사가 "애널리스트들에게 실형을 구형"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메릴린치는 작년에도 투자자들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해 송사에 휘말렸었으나 법정 소송이 길어질 경우 막대한 소송비용과 부정적 여론 확산을 우려해 합의금 형식으로 사건을 처리해 왔다.

한편 검찰 조사에 적극 공조하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기업들의 부실 회계 및 불성실 공시와 관련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일 현재 SEC가 복사기 제조업체인 제록스의 회계 부정과 관련한 조사를 확대하면서 이전 회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과거 제록스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KPMG의 파트너 등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는 그동안 미국 자본주의의 자랑이자 심장부였다. 그러나 엔론 사태후 드러나는 일련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는 미국의 근간을 통채로 뒤흔들고 있다. 역시 미국 자본주의 역시 부단한 자기개혁이 필요한 개혁대상에 불과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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