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경남대 초빙교수 "김경수 지사 구속에 대한 올바른 판단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이..."
적폐 판사로 지목하는 이유는 1심 재판을 맡았던 성창호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를 지냈고 사법농단 의혹 수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1심에서 가장 큰 논쟁이 되는 "~로 보인다"는 심증적 용어는 증거가 부족한 가운데 2년 형과 법정구속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재판부는 정황과 심증만으로 김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 관계를 미루어 판단했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하지만 직접증거가 부족한 형사재판은 "~로 보인다" 또는 "推斷 (추단)한다’는 겸양의 표현들이 통상적으로 사용돼 왔다.
따라서 김경수 지사를 둘러싼 민주당과 시민사회 진영의 거리 집회, 석방 탄원 서명은 결코 2심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조심스레 나온다.
특히 경남도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이 점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여론이 점차 힘을 실어가고 있다.
김경수 지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도정은 행정부지사와 경제부지사 체제로 도정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그동안 이런 체제가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들이 염려하는 것은 도정 공백이 아니다.
그것은 3권분립에 기초한 사법부를 적폐로 몰아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판결한 판사를 적폐로 치부하는가 하면 탄핵해야 한다는 식의 여당 정치인들의 발언은 그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닌가.
여당인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2일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어제 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탄핵세력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불복으로 대한다는 말인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또한 “왜 김 지사 재판을 가지고 청와대 앞에서 그런 망동을 하느냐. 엄중히 경고한다. 정당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고 일침을 날렸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하고 대선 불복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과 행동을 했다. 국민은 촛불혁명을 통해 문 정부를 탄생시켰기에 김 지사 재판과 연결지어 대선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 경고했다.
이와는 반대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과 관련해 한국당은 대선 불복을 말한 적이 없다"며 단지 진실을 알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김 지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만큼 아는 것은 없는지 알았다면 어디까지 알았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가만히 있고 민주당이 들고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다음날인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스스로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하면 된다. 마치 야당이 대선불복을 강력히 주장하듯 호도하면 안된다"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 있는 분 중 지난 대선에 불복해야 한다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있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은 유령을 만들어 자신의 여론조작 범죄를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핵심은 이런 주장들이 아니다. 국민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정치권의 논쟁이 아닌 사법부의 신뢰다.
재판 불복은 삼권분립을 흔들고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사법부를 적폐로 몰아가는 정치인들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이며 법치주의는 또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자유민주주의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조화된 정치원리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과 민주적 절차 아래 선출된 대표자들이 입헌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정치체제"를 뜻한다.
여기에는 기본권 보장(基本權 保障), 권력(權力)의 분립(分立), 성문헌법(成文憲法)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이를 모르는 정치인은 없을 것이며 더욱이 정치인들의 교양을 넘어선 일반국민들은 익히 알고 있다.
이제 여당은 진정한 촛불정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더욱이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다.
재판 불복은 민심불복"이라했다. 민주당은 사법부를 적폐로 간주해선 위험하다.
김경수 지사 구속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맡기고 정치권에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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