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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끝장 토론 "결론 無"…바른미래 결별 수순?

유승민, 어두운 표정으로 묵묵부답…호남계도 불만

바른미래당이 지난 8일 경기 양평에서 의원 연찬회를 갖고 당의 진로에 대해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 창업주인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토론 후 어두운 표정으로 언론 취재에도 응하지 않거나 일각에서 "당이 깨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당초 생각보다 골이 깊음을 드러낸 자리였다는 평도 나왔다.

바른미래당은 8일 오후 3시경부터 2시간가량, 다시 오후 7시부터 5시간가량 릴레이 토론을 이어갔다. 토론 주제는 '당의 진로와 총선 전략'으로, 유 전 대표 등 구 바른정당계는 '개혁 보수 노선을 선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호남 지역 중진들은 기존의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노선'을 유지하자면서 민주평화당과의 합당 등을 주장했다. (☞관련 기사 : 유승민 "낡고 썩은 한국당")

9일 자정을 10분 내외로 남겨놓고 토론 결과를 브리핑하러 온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야기들이 서로 팽팽하게 오갔다"며 "최종적으로 무슨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이 앞으로 어떻게 일치단결해 총선을 준비할 것이냐 하는 똑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다만 구체적 방법론에서, △이념적 정체성을 더 명확하게 하고 나가야 한다는 입장과 △이념의 틀을 뛰어넘고 진보·중도·보수라는 틀에 갇히지 말자는 얘기들이 팽팽하게 오갔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유 전 대표가 주장한 '선명한 개혁적 보수'와 호남 중진 일부가 주장한 평화당과의 통합 모두에 대해 부정적 방향을 시사했다. 그는 "평화당과의 합당 문제는 지도부에서 '지금은 때도 아니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우리가 세력을 확장하는 노력을 여전히 해야 한다'는 의견에 상당히 뜻을 같이했지만 그것이 당대당 통합 등 차원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다른 한편 "유 전 대표가 '개혁적 보수'라는 당의 나갈 바를 표방하고 제안했기 때문에 그 제안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 반면, '지금 상황에서 개혁보수 또는 중도(정체성)를 강화하게 되면 마치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내지 합당을 시사하는 것으로 오해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 민주당에 실망한 지지 세력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합리적 진보 세력을 배제해서는 안 되고, 당의 태생·현실상 '개혁적 보수세력'으로 하나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처럼 결론 없이 끝난 토론에 대해 유 전 대표 측이나 호남 중진들 모두 강한 불만을 시사했다. 유 전 대표는 당초 이날 오후 "토론이 끝나고 나서 밤늦게라도 제 결론적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했으나, 정작 토론이 끝난 후에는 굳은 표정으로 "더 할 얘기가 없다"며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토론 후 마련된 의원들의 술자리까지 기자들이 찾아갔지만 "질의응답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입을 다물었다.

유 전 대표의 측근인 지상욱 의원은 유 전 대표 브리핑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오후 브리핑 내용으로 갈음해 달라"고만 전했다. 유 전 대표와 가까운 구 바른정당 출신의 한 토론 참여자는 "당이 깨질 것 같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평화당과의 협력을 주장한 호남 중진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중진 의원은 토론 후 기자들이 '토론은 잘 됐느냐'고 묻자 "잘 되긴 뭐가 잘 돼요?"라고 한 마디로 대꾸하고는 바삐 걸음을 옮겼다.

6시간여의 '마라톤 토론'에도 당 내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서, 유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과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간담회에서 탈당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를 포함해 당에 남아있는 (구 바른정당 출신) 8명은 당장 무슨 추가 탈당, 이런 움직임은 전혀 없다. 저희는 많은 토론을 하면서 어떤 선택을 하든 같이 움직이는 게 맞다고 본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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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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