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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침공으로 국제유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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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침공으로 국제유가 급등

한국경제, 호황 짧게 끝나는 'W자 불황' 우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을 가택연금,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가가 6개월내 최고치로 급등하는 등 국제경제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유가 인상은 팔레스타인 사태가 대화불능의 극한사태로 치달으면서 장기화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원유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돼, 관계당국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달 두 차례 유가를 인상하면서 국내물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어, 앞으로 유가가 추가 인상될 경우 최근의 빠른 경제 회복세에도 치명적 장애로 작용하며 'W자형 경기침체'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5월 인도분 원유는 배럴당 54센트(2.1%)가 오른 26.85달러에 뉴욕거래소(NYSE)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6개월 반동안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28일 미국이 작년의 경제 불황으로부터 빨리 회복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온 이후 원유가는 더 강한 수요기대에 따라 1.7 % 올라갔다.

문제는 최근 전개되는 중동사태를 볼 때 이번 유가급등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는 데 있다.
노무라증권의 아시아지역 석유ㆍ가스 분석가 데이빗 루빈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전망을 극도로 어둡게 보았다.

"팔레스타인에서는 현재 어떤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측은 자살테러에 막강한 군사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더 많은 자살테러로 막강한 군사력에 응답하고 있다. 석유 공급에 즉각적 위협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위험 증가에 따라 유가에는 계속해 프리미엄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 2000년 9월 시작된 18개월간의 '인티파다(봉기)'로 1천6백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이 죽었다. 지난달에는 팔레스타인의 자살테러로 1백20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샤론 총리는 3월 31일 전국에 중계된 TV에서 "이스라엘은 지금 전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라파트는 테러 연합의 우두머리이자 이스라엘의 적이며 자유세계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요르단을 비롯해 중동 아랍권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모종의 보복조치를 경고하고 있다. 아랍권 진보학생과 지식인들은 '이스라엘과의 성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팔레스타인 사태가 대화불능의 극한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에만 수입 원유가 상승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두 차례나 유가를 인상하면서 벌써부터 물가에 미치는 압박이 대단하다"며 "만약 팔레스타인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분쟁이 다른 아랍권으로까지 번질 경우 국내유가는 계속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럴 경우 모처럼 회복국면을 맞고 있는 국내경제는 또다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면서 W자형 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한은은 정부의 적극적 내수부양 정책의 결과 지난번 불황이 불과 9개월만에 끝난 만큼 유가 급등과 같은 해외악재가 나타날 경우 호황은 단기간에 끝나고 또다시 불황으로 빠져드는 이른바 'W자형 불황' 국면에 함몰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내심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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