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격! 최고성능! 최신전투기!
수천억원 저렴한 가격으로 한 세대 앞선 전투기 확보!
국산전투기 생산을 위한 핵심기술 획득의 지름길!
라팔, 이러한 꿈을 실현할 유일한 선택입니다."(중앙일보 3.17)
"우리 한국인은 알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는 다양한 공급 지원 체계를 갖추어야 효과적이라는 것을!"(매일경제신문 3.18)
"우리 한국인은 알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는 월등한 성능만큼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을!"(시사저널 3.21자)
얼핏 보면 미국 보잉사의 F15가 우리나라의 차세대전투기(FX)로 선정돼서는 안된다며 하루가 멀다하고 집회 및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구호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것은 광고 카피이다. 그것도 국내가 아닌 프랑스의 방위산업체인 다쏘사가 하고 있는 광고이다.
다쏘사는 지난주말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광고 물량 공세에 나섰다.
지난주말 발간된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을 비롯해 일요일판 중앙일보, 월요일자 매일경제신문 등에 큼지만한 라팔 전투기 컬러판 광고기사가 실렸다.
라팔 홍보를 전담하고 있는 광고대행사의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10개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그리고 시사잡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자매체에 광고를 할 계획"이라며 "특히 오는 25일 평가 결정을 앞두고 이번 주에 광고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라팔에 대한 국방부 내부 분위기가 로이터통신 등이 전한 것만큼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며 "지금이야말로 홍보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라팔 광고의 특징은 '한국내 애국주의에의 호소'이다.
라팔 광고 카피의 주어는 '우리 한국인'이다. 또한 광고 카피 마지막은 반드시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 라팔"이라는 문구로 끝나고 있다. 얼핏 보면 마치 한국기업이 광고를 하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후 광범위하게 형성된 국내의 반미여론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다쏘측의 의도가 읽히는 광고문구들이다.
라팔사는 지난주 조주형 공군대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것을 계기로,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이브 로빈스 다쏘사 부사장이 기자회견을 갖는 등 적극적 대응 자세를 보여왔다.
로빈스 사장은 당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로비설과 관련해 "특정기업의 음모를 의문하고 있다"며 "우리의 입찰 가격은 미국 보잉의 F15보다 3억달러(우리돈 4천억원)나 낮다"고 이례적으로 입찰가격을 밝히기까지 했다.
이같은 다쏘측 경영진이나 광고대행사의 공격적 태도를 고려할 때 오는 25일 입찰결과를 납득할 수 없을 경우 다쏘사가 국제소송 등 외교적 분쟁까지 제기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보잉사측 홍보 관계자는 라팔의 광고 공세에 대해 "라팔측 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다"며 나름대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광고보다는 로비력으로 승부한다는 일관된 전술에 따른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보잉사도 그동안의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대행사를 통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 응하는 등 F-15 홍보에 이전보다는 훨씬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오는 25일 국방부의 평가결과 발표가 크게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