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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홍준표 "내가 옳았다…94% 국민이 내게 공감"

황교안 겨냥 "최순실 문제 덮어지겠나" 맹공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패전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반 년여 만이다. 그는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들 믿음이 바로설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던 자신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내가 옳았다"고 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서영교·손혜원 의원 의혹, 김태우·신재민 사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딸의 출국 문제까지 꺼내면서 특유의 무차별 공세를 폈고, 한국당 내 경쟁자들을 향해서도 "탄핵 총리", "내 대학 후배"등 거침없이 견제구를 던졌다.

"내가 옳았다"는 洪, 정부·여당 무차별 난사…文대통령 딸, 김경수 등 거론

홍 전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교육공제회관에서 저서 출판기념회 및 기자 간담회를 갖고 "선거를 책임지고 당을 떠나며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개월 동안 페이스북과 유튜브 'TV홍카콜라'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해 왔는데, 온라인 댓글 민심은 적게는 61%에서 많게는 94%의 국민들이 제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홍준표가 옳았다'는 말이 온라인상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이제 국민과 당원의 엄숙한 부름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 직전에 가진 출판기념회에서도 "지난 지방선거 때 '경제위기 온다', '위장 평화다'라고 했을 때 모든 언론이 '홍준표 막말한다'고 했다"며 "맞는 말을 해도 막말로 뒤집어씌우더라. 털어도 나올 게 없으니 '막말한다'고 하는데, 막말도 전부 맞는 말이지 않느냐"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현 정세에 대해 "내 나라는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 북핵 위기는 현실화됐고 민생경제는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이제는 온 국민이 '문재인정권에게 속았다'고 한다"고 했다. 과거 숱한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그의 공세적 발언 태도는 여전했다. 그는 출마선언 및 기자 질의응답에서, 최근 있었던 여권의 각종 의혹뿐 아니라 불과 30여 분 전 판결이 나온 김경수 경남도지사 법정구속까지 언급하며 총공세를 폈다.

홍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최근에 대통령 따님의 태국 이민 의혹이 제기돼있다"며 "이 사건도 제대로 파헤쳐지면 정권이 무너질 위기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사건에 대해 그는 "작년 4월에 김 지사가 후보가 됐을 때 '걱정스럽다. 감옥 갈 것인데,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인데'라고 얘기했었는데 오늘 법정구속됐다고 하니 경남도민들이 참 걱정스럽다"며 "나는 김 지지사의 상선(上線·윗선)은 수사를 안 했다고 보는데, 간간이 '문 후보에게 보고했다' 등의 말이 나왔다. 만약 상선을 제대로 수사하게 되면, 앞으로 그 사건(판결)이 확정된다면 당연히 후보의 문제도 될 것"이라고 문 대통령까지 겨냥한 공세를 펴기도 했다.

다만 그는 대선 무효를 주장할 계획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 대해 "그것은 내가 지금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고, 항소심에 가면 또 어떻게 조작을 할지 모른다. 사건 경과를 좀 보자"며 한 발을 뺐다. 그는 "내가 당으로 돌아가게 되면 이 문제는 반드시 거론하겠다"며 "자기들은 국정원 댓글을 가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괴롭히지 않았나"라고 하기도 했다. 김 지사가 법정구속된 시각은 이날 오후 3시 10분경이었고, 홍 전 대표의 출마 기자회견은 3시 40분에 시작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국민들이 김정은·문재인·트럼프가 보증하는 '사기 회담'에 다 속은 것"이라며 "김정은이 정식으로 핵 폐기를 하면 내가 정치 은퇴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때도 '(북한은) 핵 폐기 절대 안 한다'고 했다"며 "지금 (북핵 문제를) 파키스탄 식으로 하느냐, 이스라엘 식으로 하느냐 그 논의를 하는 것 아니냐"고 사실상 한미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폐기되지도 않을 핵을 폐기한다고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그래서 나를 '막말'로 몰아붙이고 마치 통일이 될 듯이 국민을 현혹해서 (지방)선거를 치른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황교안도 맹공…"탄핵 총리가 당 수렁에", "최순실 몰랐다면 무능"

당내 문제에 대해서도 홍 전 대표의 입은 거침없었다. 주된 타깃은 황교안 전 총리였다. 그는 자신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이유에 대해서부터 "(과거) 내 말이 맞았기에 정치 복귀의 명분이 있고, 그래도 전당대회 출마는 안 하려고 했는데 '탄핵 총리'가 나와서 당을 더 수렁에 빠트리게 할 수도 없어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우리 당은 또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대여 투쟁능력을 잃고 수권정당으로 자리매김을 못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 당이 여전히 특권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고 했다.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악전고투를 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당에 들어와 또 당을 수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표현도 선언문에 실렸다.

질의응답에서 한 기자가 '황 전 총리와 비교해 본인의 강점이 뭐냐'고 묻자 그는 "이번 전당대회 성격은 황 전 총리와 내가 서로 싸우는 선거가 아니라 내 재신임 여부"라고 답하고,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 자격부터 문제를 삼았다. 그는 "선거인 명부가 지난 22일 확정됐으니 그 선거인 중에 피선거인을 가리는 것인데, (황 전 총리는) 자격이 없는데 어떻게 피선거권을 부여하느냐.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황 전 총리가 '규정은 바꾸면 되지'라고 했다는데, 본인을 위해서 규정을 어떻게 바꾸느냐. 지금 전국위 열어서 당헌당규를 바꾸라는 거냐"고 공격을 폈다.

당 전대선관위에서 황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시장에게 책임당원 자격 부여를 요청한 데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며 그는 "그 사안은 우리가 선거 때 국민 앞에 내보낼 외부 인사를 수혈할 때 적용되는 것이지, 당내 선거에는 적용이 안 된다. 이상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날 보도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가 "최순실 씨가 호가호위하며 불법을 저지른 것은 지금 인정된 것만 봐도 잘못됐다. 그러나 모든 공무원이 이를 몰랐던 것을 잘못이라 할 수는 없다"며 자신은 최 씨를 몰랐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몰랐다면 2인자가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총리실에도 민정비서관이 있다. 그것을 몰랐다면 어이가 없다"며 "최근 어느 일간지를 보니 최순실 입에서 황교안 얘기가 나오는 것을 봤는데 '몰랐다' 한다고 그게 덮여지겠느냐"고 공격했다.

보수 통합에 대한 복안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보수대통합은 황 전 총리가 말하는 것은 방향을 좀 잘못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굳이 황 전 총리를 언급했다. 그는 보수통합에 대해 "유승민과 조원진 두 사람이 오는 게 보수통합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보수우파 세력의 곁가지에 불과하다"며 "한국당과 당 밖에 있는 보수우파 사회단체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통합하는 게 보수대통합이지 국회의원 몇 명이 들어오는 것은 의미없는 짓이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바른미래당을 겨냥해 "내년 총선 되면 자연소멸된다"고 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가 전날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나왔다는 질문에 그는 "지지율, 그것은 허상이다"라며 "민주당이 야당으로 있을 때 문재인 후보 지지율은 3위였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1등, 안철수 전 의원이 2등이었다. 1997년 이회창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됐을 때 이회창 대 DJ 지지율이 52% 대 18%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처음 나올 때 30%를 넘었고, 안철수가 처음 나올 때 50%를 넘었다. 17~18%를 가지고 그게 지지율이라고…. 그거는 난센스 코미디다. 지금 뭐 내일 모레 대선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무성 의원 등 당내 일각에서 당·대권 분리론을 주장하는 데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그 부분에는 나도 동의한다"면서 "동의하는데, 나는 전당대회 나올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정치 경력도 전혀 없는 탄핵 총리가 등장하니 이 당이 '탄핵 시즌 투(2)'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황 전 총리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그는 "그런 판을 가만히 놔두면 내년 총선에서 '탄핵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내가 1년 당 대표를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시키고 친박 좌장 서청원·최경환 두 사람 쳐내면서 '더 이상 친박 청산은 없다. 이것으로 청산을 끝내고 이제 친박 프레임에 갇혀 위축되지 말라'고 선언했다. 그랬음에도 극소수, 4~5명 '잔박'들이 아직도 당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지금 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그것을 방치할 수 없어서 부득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등 타 주자도 견제…대선 야망도 드러내


다른 당권 주자들에 대해선 날선 언급은 자제했지만 견제구는 날렸다. 그는 '황 전 총리 얘기만 너무 많이 했는데, 오 전 시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내 대학(고려대 법대) 후배라서 말을 못 하겠다"며 "여러분이 판단하시라"고 했다.

단 그는 앞서 다른 질문에 답하던 중 "총선(지휘)은 대여 투쟁력이 있는 강력한 지도력이 있는 사람이 해야지, 총선이 얼굴 가지고 승부가 되느냐. 무슨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냐"라며 "야당 지도자는 그냥 이미지 정치 해가지고는 곤란하다"고 말하기는 했다.

주호영 의원 등과 'TK 후보 단일화' 설이 있었던 데 대해 그는 "단일화를 생각해본 적 없다"며 "다만 지난번에 TK 출신들이 서로 편하게 지내니 '한 지역에서 3사람이 나가면 되겠느냐' 얘기한 적은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심재철 의원이 "본인(사퇴) 때문에 생긴 선거에 본인이 다시 출마하는 것에 대해 당헌당규 명문 규정은 없으나 선거법에는 후보자로 나설 수 없게 돼있다"고 홍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한 일이 있었는데, 한 기자가 이를 주 의원의 발언으로 착각하고 홍 전 대표에게 '주 의원이 이런 말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의 답은 이랬다. "아, 내가 그 비판은 받아들일게요. (그런데) 내가 안 나온다고 해서 주호영이가 되나? 내 안 나간다고 주호영이가 될 것 같으면 안 나가지."

한편 그는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래 나라와 당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2022년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해 대선 도전 뜻도 드러냈다. 출판기념회에서도 그는 "오늘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저로서는 이제 인생 마지막 승부를 하는 출발점이 오늘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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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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