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도 이 사건의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지길 원합니다."
마지막 재판까지 무죄를 강하게 주장했던 김경수(52) 경남지사가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의 포털사이트 댓글 순위 조작에 공모했는지를 두고 법원이 30일 첫 판단을 내놓는다. 김 지사가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진 지 5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선고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애초 25일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쟁점 정리 등에 시간이 걸려 선고 기일을 이날로 늦췄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드루킹과 지난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선거를 위해서라면 불법 사조직을 동원할 수 있고 공직을 거래 대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일탈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개발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사건의 본질에 대해선 "인사 추천이 무산되니까 그에 대해서 불만을 품고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반발했던 일부 온라인 지지자들의 일탈 행위"라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다는 드루킹 일당과 이를 부인하는 김 지사 측 진술 중 어느 쪽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 가리게 된다.
드루킹 일당은 김 지사가 킹크랩 개발을 승인했고, 이후 수시로 댓글 작업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이 서로 입을 맞춘 정황이 드러났다"며 신빙성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 지사에 앞서 드루킹 일당도 같은 날 오전 10시 불법 댓글조작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받는다.
특검이 파악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규모는 2016년 12월∼2018년 3월 총 9천971만여 건이다.
드루킹은 이 밖에도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 김 지사의 전 보좌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드루킹에게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드루킹과 김 지사 사이 '인사청탁'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아보카' 도모 변호사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고, 댓글 조작 등 범행에 가담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에게는 6개월∼3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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