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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위기, 우루과이ㆍ베네수엘라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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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위기, 우루과이ㆍ베네수엘라로 번져

'데킬라 효과' 우려

아르헨티나 사태가 주변국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려했던 '데킬라(감염) 효과'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중남미로의 위기확산을 우려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1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지금 당장이라도 아르헨티나에 대한 추가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고 독촉했으나 IMF는 아직 추가지원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추가지원할 경우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IMF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아르헨 위기는 점차 주변국으로 확산돼, 자칫 잘못하다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우루과이 지점에서 30억달러 자금 인출**

아르헨티나 최대 민간은행인 방코 데 갈리시아가 지난 13일 우루과이에서 영업을 중단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사건이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가 이웃나라에 번져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첫 번째 신호라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자국의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로 예금을 옮겨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막대한 돈을 예치해온 몬테비데오를 '남미의 스위스'라고 부르고 있다.

우루과이의 중앙은행은 지난 12월 이후 방코 데 갈리시아에서 예금의 3분의 1이 인출되는 사태가 빚어지자, 앞으로 90일 동안 이 은행을 직접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루과이 중앙은행의 조치에 자극을 받은 아르헨티나인들이 또다른 역외 예금처를 찾아갈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다. 우루과이의 대형은행 방코 커머셜도 아르헨티나인 대주주 카를로스 롬의 사기사건에 휘말려 흔들리고 있다.

방코 데 갈리시아에서는 지난해 6월 이후 30억달러에 달하는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의 중앙은행은 우루과이 상황과는 관계없이 아르헨티나에서는 갈리시아가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국계 은행인 HSBC, BBVA, BCH 등도 예금인출사태, 페소화 평가절하, 4년간의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파산 급증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려면 국내총생산의 18%에 해당하는 5백억 페소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도 유가하락으로 흔들**

베네수엘라도 유가하락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 아르헨티나 여파로 인한 경제난, 외환 고갈 위기 등을 겹쳐 올초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본 유출을 막고 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13일(현지시간) 달러화의 15% 범위내에서 연동돼 있던 볼리바르화의 가치를 완전 자유화한다고 발표하자, 하루 사이에 달러당 980.50 볼리바르로 19%나 폭락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매일 5천만달러를 투입해 다시 볼리바르 방어에 나서 달러당 8백50.0로 다시 끌어올렸지만, 인위적 방어를 포기하는 순간 급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카라카스 증시의 주가도 이날 전일비 약 10% 떨어졌다.
토머스 도슨 IMF 대변인은 고정환율제 폐지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조처"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도밍고 마사 사발라 총재는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나 차베스 대통령이 정치안정을 이룩하지 못할 경우 고정환율제 폐지는 효과를 나타낼 수 없다"고 말했다

외환 전문가들도 "정치 및 경제위기로 인해 향후 몇 달 동안 볼리바르화의 가치가 60% 정도 떨어지는 동시에 급격한 인플레이션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차베스 정부는 올해 예산을 22% 축소하는 등 긴급경제대책을 내놓았으나 2백50억달러 중 80억달러가 적자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11월 이후 환율방어를 위해 60억달러를 쏟아부었으나 외국 자본 이탈이 계속돼 20억달러가 빠져나가 현재 외환보유액은 1백3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경제가 이 지경에 몰린 것은 전체 수출의 80%, 재정수입의 50%를 차지하는 석유산업이 유가하락으로 인해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9·11테러 이후 현지 유가가 배럴당 평균 18.5달러에서 16.01달러로 하락하면서 재정악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92년 불발 쿠데타 이후 2년간 투옥됐다가 98년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한 뒤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남미 포퓰리즘'의 리더임을 자처해 온 인물.차베스는 그러나 일련의 개혁실패로 중산층의 심한 반발에 직면하면서 오는 2006년까지의 임기마저 위협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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