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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중국 중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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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폭발하는 중국 중산층

美모건스탠리, 10년뒤 5억명 전망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경제 성장속도가 한층 빨라져 중산층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서방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들이 중국 중산층의 성장 속도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는 것은 중국 중산층의 성장 속도는 곧바로 중국 소비시장이 얼마나 커질 것인가를 재는 주요한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중국 중산층 규모가 구매력 기준으로 볼 때 2억5천만명에 달하며, 향후 10년이내에 5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중국 중산층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중국의 국영 사회과학원(CASS)은 최근 중국의 인민들을 노동자, 농민, 지식층 등 기존의 3대 계급 대신 10대 사회계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가 및 사회관리계층, 경영.관리계층, 민간기업가, 전문인력, 사무요원, 개인사업가, 상업.서비스 종사, 산업근로자, 농업노동자, 실업, 잠재실업자 등이 그것이다.
이는 기존 '두 개 계급(노동자.농민), 1개 계층'에서 경제적 요소를 대폭 반영한 것이다.

<도표>

홍콩 명보는 이러한 계층 분류를 “과거 중국 사회의 지배 계급으로 돼 있던 '노동자.농민'이 중하위 계층으로 전락하고 민간기업가 등 중산층 유산 계급들이 부단히 확대되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고 논평했다.

***10년내 중국 중산층 5억명으로 급증할 것**

중국 경제는 배부르고 등 따뜻한 '원바오(溫飽)' 단계에서 어느 정도 여유로운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샤오캉(小康)' 단계로 접어 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대표적 도시에서는 화이트칼러가 블루칼러보다 많아졌다. 지난해말 베이징시는 베이징 시민의 평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천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산층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각국의 중산층 정의가 다르다”는 제목의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따르면,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중산층은 '사치품이 아닌 상품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 을 뜻한다.
이들은 또한 '중등 과정 이상의 교육을 받고 중간 관리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 이기도 하다.

반면에 아시아에서의 중산층은 '그 나라에서 소득 수준으로 따져 중간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 을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한곳 서구화가 진행된 홍콩의 경우 중산층은 자유롭게 쓸 수 있을 만큼의 소득을 올리면서 안락한 생활을 하는 소득층을 지칭해 유럽.북미에서의 정의와 비슷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입의 70% 이상을 식품과 의류.주택 등 생필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 을 중산층이라 부른다.

중산층 가정의 연간 수입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으로 최저 4만4천달러에서 최고 6만8천달러이다.
한국.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서는 중산층의 연간 수입이 최저 2만달러다.
필리핀.태국과 인도.중국의 도시지역 중산층은 연간 3천달러 정도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중산층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는‘소득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들의 규모에 대해서는 해석들이 구구하다. 5천만명이라고 하기도 하고 8천만명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또 구매력으로 볼 때 고소득층을 포함해 이미 2억5천만명 정도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서도 앞으로 10년후 중국의 중산층이 5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다. 중국이 10년후 부동산가격을 현재수준에서 20~30% 낮추고, 대당 가격이 5천달러 이하의 대중 승용차를 생산 보급한다면 연해지역 4억9천만명이 이른바 '중산층'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각국의 평균소득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의 중산층이 일률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의 중산층과 비교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소득수준이나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을지라도 이에 상응하는 낮은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중국 중산층은 비교적 적은 소득으로도 미국이나 일본 등과 비슷한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노동인구의 15%인 1억1천만명**

일반적으로 중산층이란 자가 주택과 승용차를 보유하고 동시에 여행이나 교육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생활수준을 의미한다.

사회과학원(CASS)에 따르면, 이같은 중산층은 현재 노동인구의 15%에 불과(미국은 60%)하다고 한다. 숫자로는 1억1천만명으로 이는 도시의 취업인구 중 절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난 11월 WTO 협상에 참여한 중국의 고위관계자는 “10년내 4억~5억명이 중산층으로 편입돼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2005년경 중국의 중산층은 2억명이 될 것이라는 중국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중산층은 자가용과 주택을 소유하고 레저에 돈을 쓸 수 있다고 정의된다.

***광범위한 실업 급증이 걸림돌**

그러나 CASS의 조사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이코노미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에 중산층이 2억명이라는 것은 과장된 면이 있다. 5년뒤에도 중산층은 1억명 정도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도시의 실업과 저소득층 증가, 농촌의 광범위한 잠재실업 등으로 중산층의 성장이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최근 “중국의 고용실태는 WTO가입에 따른 장밋빛 청사진을 빛 바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국영기업 근로자들을 해고했다. 최근 수년간 해고된 노동자수만 4천5백만~6천만명에 이른다.
쫓겨난 근로자들은 주로 35세 이상의 비숙련자들이다. 그들에게 딸린 식구들까지 포함하면 중국 도시인구 4억5천만명의 3분의1를 넘는다.

문제는 중국의 WTO가입에 따른 국제경쟁 심화로 더 많은 근로자들이 거리로 내쫓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을 닫는 중국 공장들의 숫자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향후 5년동안에 중국인 근로자 4천만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다.

중산층의 규모가 어느 정도로 늘어나느냐는 문제와는 별개로 공산당이 원래 자산계급에 반대하는 노동자, 농민들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샤오캉' 단계는 이념적으로 계급투쟁의 목표가 사라진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중산층이 정치개혁을 주도할 것인가**

이런 해석에 기초해 서구학자들 중에는 정치민주화를 위한 중국 중산층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몇년 후 중국에 정치적 변화가 가시화된다고 해도 중산층이 이를 주도할 이유는 없다는 반론을 펴는 중국학자들이 많다.

중국의 관료들 중에도 중산층이 정치적 세력이 될 것으로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장쩌민 주석이 사업가들을 당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도 그들이 당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베이징 대 현대중국 연구센터 선밍밍 교수 역시 “과도기의 직접 수혜자로서 편승하고 있는 그들이 무슨 이유로 정치적 변화를 원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중국의 학자들은 한국과 대만의 경우를 보더라도 고도 성장기에 중산층이 형성됐음에도 독재정권은 유지됐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분간 중국관료들에게는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것이 문제가 될 뿐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과 대만을 보더라도 종국에는 중산층이 정치개혁을 요구하게 된다”고 서방 이론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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