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은 '○○○ 아이콘'"…야4당 집중포화

김병준 "오만방자 아이콘", 박지원 "투기의 아이콘"

목포 부동산 매입 논란 끝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 대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모든 야당이 파상공세를 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비대위 회의에서 "손 의원은 '오만방자의 아이콘'"이라며 "도덕적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수사(修辭)로 대중을 선동한다 해도, 공권력을 행사해 재산을 보호하고 친인척 재산을 늘리려고 했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전날 손 의원의 탈당 회견을 "괴벨스의 논리"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호위무사처럼 나와서 안내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후안무치 적반하장", "황당하고 희한하다", "쎈 언니의 진수"라고 가세하며 "대중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알아서 사퇴하겠다는 태도는 오만이다. 당당하게 수사받으라"며 "민주당은 특검·국정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에서 법적 검토가 끝나는 대로 검찰 고발하고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어제 손 의원 기자회견을 보고 '이제는 정말 청와대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다다랐다'고 생각했다"며 "손 의원은 국민을 우습게 보았고 오만과 불손이 하늘을 찔렀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동반 등장해 '당에서는 탈당을 만류했으나 손 의원의 의지가 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변호하는 등 어이없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목포 투자 사실이 문제가 된 것은, 그가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대통령 부인의 중고교 동창이며 문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이유다. 민정수석의 일은 대통령 친인척들 비리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원내대표의 권위를 크게 훼손했다"며 "거취에 대해 심각히 고민할 것을 권한다"고 헀다.

손 대표는 또 "국회의원의 행동에 대한 판단은 법과 윤리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진다"며 "설사 법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국정 책임자로서 윤리적 측면은 중요한 잣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문화재 관련 사업을 자신의 조카·남편·지인 등에게 차명이 되었든 돈을 빌려줬든 은행에서 빌렸든 어떤 형태로든 재산증식 방편으로 사용한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손 의원은 '검찰에서 조사하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지금이 정권 말기도 아닌데 누가 검찰 수사를 믿겠느냐. 조사를 받는다면 지금은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 (국회) 국정조사라도 해야 한다"고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특검·국정조사를 주장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YTN 라디오와 연달아 인터뷰를 갖고, 손 의원이 전날 자신을 '배신의 아이콘'이라며 비난한 데 대해 "제가 손 의원을 배신한 게 아니라 손 의원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사실을 얘기한 것뿐"이라며 "손 의원이야말로 부동산 투기의 아이콘이 된 것"이라고 응수했다. 박 의원은 최초 사건이 불거졌을 때 손 의원을 옹호하다가, 손 의원이 매입한 부동산이 20건에 달한다는 후속 보도가 나오자 입장을 철회했었다.

박 의원은 "목포 구도심이 폐허가 되는데 손 의원이 '적산가옥에서 태어나서 적산가옥을 좋아하기 때문에 목포에다 1채를 샀다. 외로워서 자기 조카도 사게 했다' 저한테 이렇게 얘기했을 때 저는 굉장히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SBS에 '9채(를 샀다)' 나왔을 때도 값도 저렴하고 해서 크게 생각 안 했다"며 "그렇지만 20채, 30여 채로 부동산이 늘어났다. 그것은 엄연히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하고 "그것은 투기라고밖에 볼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고위공직자는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과정이 합법적이어야 한다"며 "상당 부분 불법적 요소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당 상무위 회의에서 "투기가 아니라는 손 의원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본인의 개인적 소신을 위해 국회의원의 힘을 부당하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은 묻고 있다"며 "범법행위인지, 선의로 행한 것인지 하는 문제와는 달리 공인·국회의원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에 대한 책임은 무겁다는 것을 분명히 해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