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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너무 맵고 볼거리도 없어"

중국관광 특수 말뿐

중국 축국대표팀의 월드컵 경기가 한국에서 치러지기로 확정된 후 국내의 ‘중국 특수’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실제 준비상황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나 다각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대표팀은 내년 6월4일 광주에서 코스타리카와 첫 경기를 갖는 데 이어, 6월8일에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브라질, 그리고 6월13일에는 서울에서 터키와 경기를 벌이기로 최종확정됐다. 이같은 내용의 조추첨 결과가 나온 1일 중국의 관영 CCTV는 이를 생중계했고, 만족스런 조추첨 결과에 들뜬 중국인들은 이날 밤 차량등을 동원해 가두행진을 벌이기까지 했다.

***"한국에 가고 싶다는 중국 축구팬만 1백만명"**

중국대륙이 축구열기로 달아오르는 것에 비례해 국내 관광업계 등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월드컵 기간중 국내를 찾을 관광객숫자를 6만명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팀에게 돌아갈 수 있는 티켓숫자가 이 정도라는 근거에 기초한 추산이다. 반면에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중국참관객을 위해 10만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 숫자를 10만명정도로 높여잡고 있다.

그러나 더 많으리라 보는 시각도 적잖다. 한 중국시민은 조추첨 결과가 나온 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한국에 가서 중국팀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이 최소한 1백만명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의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그보다 많은 “수백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국내외 추정을 종합하면 적어도 수십만명의 중국관광객들이 월드컵기간중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할 수 있다. 벌써부터 관광업계들이 중국 특수 기대감으로 크게 흥분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반응이다.

문제는 중국인을 맞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허해철 해림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중국정부로부터 내년도 한.중수교 10주년 문화엑스포 개최권을 따낼 정도로 국내최고 중국전문가중 하나이다. 허대표는 십수년에 걸친 자신의 경험으로 볼 때 우리의 준비가 너무나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음식은 너무 맵고 볼거리는 너무 적어**

“먹거리나 볼거리, 오락 등 모든 면에서 중국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 부족하다.
우선 먹거리부터 살펴보면 우리 음식이 너무 맵고 짜다. 중국 남쪽의 음식은 우리 음식보다 훨씬 맵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을 찾는 대다수의 중국관광객은 북쪽 사람들이다. 북쪽 음식은 결코 자극적이지 않다. 한국에 와 우리 음식을 먹어본 중국인들은 너무나 맵고 짜 불고기나 삼계탕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먹을 게 없으며, 나오는 음식양도 너무 적다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중국은 고기만 해도 돼지고기나 소고기외에 양고기에서부터 당나귀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재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먹는 나라이다. 중국인들은 특히 일주일에 한번이상은 양고기를 먹을 정도로 식문화가 발달돼 있다. 중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을 중점적으로 개발,소개해야 한다.”

“관광거리도 태부족이다.
중국인들에게 우리나라 고궁을 보여줄 것인가. 예술적 취양이 높은 중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 고문화재도 분명 관심사일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한국을 찾은 중국 역사학자는 남대문의 수려한 모습을 보고 연신 사진을 찍어댈 정도로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런 이들이 전체에서 얼마나 되겠는가. 대부분은 우리 문화재를 관심없어 한다. 중국에는 보다 웅장하고 오밀조밀한 고문화재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중국에서 찾는 곳은 일부 쇼핑센터나 놀이동산 등 테마파크 정도에 그치고, 돈많은 이들은 워커힐 등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찾는 정도다.
중국인들이 좋아할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만들어내야만 월드컵으로 촉발된 중국관광 붐을 일회성 특수가 아닌 지속적 붐으로 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마작까지 허용해야**

익명을 요구한 제주시의 한 관광전문가도 마찬가지 지적을 했다.

“제주도에서는 오랜 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7천만명에 달한다는 중국의 돈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극히 실망스럽다. 한국을 떠나면서 ‘다시는 한국을 찾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까지 나올 정도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길거리 안내판은 말할 것도 없고, 고급호텔에 가 봐도 영어나 일본어로 된 안내책자나 안내판만 많을뿐 중국어로 된 것은 찾을 길 없다.”

“돈많은 중국인들이 즐길만한 오락거리도 태부족이다. 중국에는 아직 골프붐이 불지 않고 있어 제주의 골프장은 매력 포인트가 못된다. 사회주의국가인 탓에 과거 일본관광객들이 즐겼던 기생관광 등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단하나 손끝을 움직여 하는 도박은 광적으로 좋아한다.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서 기다리는 사이에도 포커를 할 정도이다. 그러나 제주의 카지노시설은 다섯곳에 불과하고, 중국인들이 하고 싶어하는 마작은 금지대상이다.
외국인 전용으로 마작을 허용하든지 획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비로소 제주도로 중국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중국대표팀의 한국경기는 분명 한국관광, 더 나아가서는 한국경제의 ‘놓쳐선 안되는 기회’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 상황은 일회성 붐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인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각종 매력포인트(필요하다면 한류(韓流) 연예인 등을 동원해서까지)를 개발하기 위한 총력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게 중국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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