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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손혜원 의혹', 박지원도 "굉장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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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손혜원 의혹', 박지원도 "굉장히 문제"

매입 부동산 20곳…나경원 "초선의원 영향력 초월"

'부동산 투기라면 목숨과 전재산을 걸겠다'는 손혜원 의원의 항변에도 목포 부동산 무더기 매입 의혹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봉합성 대응이 여론 악화에 부채질을 했다. 민주당은 17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재판 청탁' 의혹을 산 서영교 의원은 당직 사퇴 의사를 수용하면서도 손 의원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인 손 의원의 상임위 사보임 조치나 간사직 사퇴도 이뤄지지 않았다. 부동산 매입 목적이 목포 구도심 보전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손 의원의 해명을 그대로 수용한 결과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목적이 아니더라도 공직자 윤리와 '이해상충' 논란이 결부된 사건에 민주당 지도부가 너무 느슨하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여기에 남편이 운영하는 문화재단, 친인척, 보좌관 가족 등 손 의원 주변인들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부동산이 20 건(건물 17채, 땅 3곳)이라는 보도가 18일 추가로 나왔다. <동아일보>는 문화재청이 등록한 근대역사문화공간 필지 현황과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이같이 보도했다. 당초 10채로 알려진 건물 매입 건수가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그동안 부동산 투기 목적은 없을 것이라고 손 의원을 옹호했던 평화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늘어난 부동산 매입 건수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아무리 합목적적이라도 과정과 절차가 정당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만약 차명으로, 또는 다른 방법으로 샀다면 굉장히 문제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본인 스스로 수사 의뢰를 해서 의혹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원 의원 말대로 검찰 수사를 요청하겠다"며 "단, 서산온금지구 조선내화 부지 아파트 건설관련 조합과 중흥건설이 같이 검찰 조사에 응한다면"이라고 썼다.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의 배후에 개발업자들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 의원이 직접 악화된 여론에 대응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을 타깃으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문제라는 인화력 높은 소재인 데다, 손 의원이 영부인과 고교 동창인 점, 여기에 민주당 지도부의 감싸기까지 겹쳐 공격 요건을 두루 갖췄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에 대해선 원내수석부대표를 면하는 징계를 했지만, 손 의원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며 "셀프 면죄부를 주는 여당의 결정에 대해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런 조치를 보면서 손 의원이 정말 힘이 센 것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며 "평범한 초선의원의 영향력을 훨씬 초월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영부인과의 관련성을 암시한 발언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문화재 지정 논의 시기와 맞춰 건물 매입의 단계적 진행, 국정감사 등에서 직위를 계획적으로 활용한 정황도 다수 드러났다"며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에서 예산 배정, 문화재 지정과정에서 어떤 경위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을 밝히는 것이 먼저"라며 관련 상임위 소집을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손혜원, 서영교 의원을 언급하며 "이분들이 최고 권력과 가까운 사람이라 이런 문제가 생기고, 그러니 당에서도 본인이 해명했으니 보류한다 이렇게 한 것 아니냐"면서 "국민은 당에서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청와대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민주당 지도부도 난처한 기색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제가 있으면 추가적인 조치를 위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인 것은 앞으로 좀 더 보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사실관계를 쭉 파악해왔지만, 현재까지는 투기를 목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한 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손 의원 논란에 대한 질문에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문화체육관광위 피감기관인 문화재청에 대한 공직 감찰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럴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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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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