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서울 광진을 당협 조직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총 59개 국회의원 선거구의 조직책을 인선했다. 전반적으로 구 친박계 인사들은 주춤한 반면, 비박계·복당파의 약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는 15일 오후 당 비대위 의결을 거쳐 55개 지역구에 조직위원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조직위원장은 당의 지역 세포인 당원협의회(당협) 운영위원장이 궐석됐을 때 중앙당이 임명하는 지역조직책으로, 당협 운영위의 추인을 거쳐 당협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다.
서울 광진을에는 오 전 시장이 임명됐고, 부산 동구·서구에는 이 지역구 현역인 4선의 유기준 의원이 임명됐다. 부산 북·강서갑에는 박민식 전 의원, 해운대갑에는 조전혁 전 의원이 임명됐다. 서울 광진을 현역의원은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이고, 부산 북·강서갑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 해운대갑은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의 지역구다.
부산 금정구에는 김세연 의원이, 인천 서갑에는 이학재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들은 2016년 탄핵 사태 당시 탈당해 바른정당·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 의원과 같이 활동하다가 한국당에 복당한 이들이다. 같은 이력을 가진 대구 동갑의 류성걸 전 의원, 경남 밀양·함안·의령·창녕의 조해진 전 의원도 조직위원장 임명이 '예비'됐다.
류·조 두 전직 의원이 이날 정식 임명되지 못하고 '예비 임명'된 이유는 아직 이들의 복당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진곤 위원은 "조강특위에서 심사해서 추천 대상자로 잠정 정해놓고, 당원자격심사위원회가 이 분들에게 당원 자격을 부여하면 임명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총선 당시 안대희 전 대법관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강승규 전 의원(서울 마포을)과 작년 지방선거 당시 '이부망천' 발언 논란으로 탈당한 정태옥 의원(대구 북갑)도 이같이 '예비 임명'됐다.
김세연·이학재·류성걸·조해진 등 과거 친(親)유승민계로 불렸던 이들이 인선됐지만, 정작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는 친박계 비례대표 초선인 김규환 의원이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서울 강남을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에 응모했다가 석패한 이수원 전 정의화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민주당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지역구인 부산 진갑 조직위원장에 전환 배치됐고, 임해규(경기 부천원미을)·한기호(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전 의원도 각각 지역구 하나씩을 맡았다. 오세훈·박민식·조전혁 전 의원까지 묶어서 보면 구 친이계·비박계의 약진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날 지역조직 인선안이 발표됨으로써, 작년 12월 15일 '인적 쇄신안' 발표 등으로 공석이 된 지역구 79곳 중 59곳이 채워졌다. 조강특위는 "4.3 재보궐선거 지역인 경남 통영·고성을 포함한 20곳은 임명을 보류함으로써 전당대회 이후 차기 지도부가 해당 지역 적임자를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조강특위는 이번 인선을 끝으로 활동을 마쳤다. 이진곤·전주혜 등 외부 위원들은 "다시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간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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