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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열풍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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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열풍 <3>

중국어 못하면 진급도 안돼

삼성전자는 올해초 서울연수소의 외국어 교육비즈니스 실무과정에 중국어 강좌 3개 반을 개설했다. 하지만 최근 수강을 희망하는 직원들이 몰려 들면서 이를 10개 반으로 늘렸다.

경기도 용인 외국어생활관에 개설된 10주 과정의 중국어 강좌에도 수강직원 숫자가 작년에 비해 24% 가량 증가했다. 특히 올 4.4분기에 들어서는 중국어 강좌 수강생과 영어 강좌 수강생의 숫자가 비슷해질 정도로 중국어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중국어 못하면 진급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국어 강좌 신청자 숫자가 전에는 영어, 일어, 중국어 순이었나 최근에는 중국어가 영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을 정도"라며 “최근 회사내에는 앞으로 중국어를 못하면 진급하는 데 지장이 있을 거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 90년대초부터 가장 먼저 중국진출을 시작, 지금까지 모두 26억달러를 투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그룹내에 중국어 붐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은 중국을 바라보는 그룹의 시각 자체가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본부 출신인 조재룡 삼성물산 상무보는 "중국 진출 초기에는 제품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단순공급기지로 여겼으나 이제는 중국을 삼성의 주력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98년에 ABB그룹의 바네빅 회장이 21세기의 승자는 누가 중국과 인도 시장을 잡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는데 이제 그 말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중국진출의 선두주자답게 현재 가장 많은 중국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있는데, 중국본사 주재원 4백명, 중국 주재원 출신 1백30여명, 중국지역 전문가 출신 3백30여명 등 총 8백60명의 중국 전문가들을 확보해 놓고 있다. 삼성은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전문가들을 대폭 늘리기 위해 2~3년 전부터 연간 지역전문가 배출인원(1백명)의 40%를 중국으로 확대 배당했다.

***중국어 능통자에게 가장 높은 가산점 부여**

삼성그룹에 비해 SK, LG, 현대자동차 등 다른 대기업들의 중국진출은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따라서 이들은 뒤처짐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전문 양성에 필사적이다.

'제2의 SK는 중국에서'라는 구호 아래 아예 중국내에 국내 그룹이상의 'SK 차이나'를 건설하려는 SK그룹도 직원들에게 스파르타식 중국어 교육을 강행하고 있다.

SK그룹은 제2외국어 가운데 중국어 능통자에게 가장 높은 가산점을 주는 것을 내부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지원자가 급증해 SK는 등급별로 4개반으로 운영되는 중국어 과정을 10개 반으로 늘렸다. SK측은 "오전과 오
후 두차례 걸쳐 강좌가 열리는데 본사의 경우 직원 30%가 돌아가면서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중국전문가들을 가급적 현지인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SK는 11월 중 40명의 현지 채용인을 추가로 뽑아 현재 1백20명에서 1백6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10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37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LG전자는 작년말부터 국내본사 연수원인 러닝센터에 개설된 중국 관련강좌가 임직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의 이해' 과정의 경우 지난 5월과 8월에 이어 10월에 추가강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LG그룹은 현재 3백여명의 중국전문가들을 확보해 놓고 있다. LG는 향후 중국 전문가 확보를 위해 지역전문가 제도를 보다 활성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최근 정몽구 회장이 세차례나 직접 중국에 들어갔을 정도로 중국진출에 적극적인 현대자동차 그룹은 중국에 현지 자회사를 세운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 5월 이후 업무경력 3년 이상, 영어 및 중국어에 능통한 중국 전문가들을 뽑고 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중국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하는가 하면, 중국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중국진출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중이다. 현대차 관계자 표현을 빌면 "10년후 세계 3대 자동차 소비시장중 하나로 급부상할 중국시장을 파고 들지 않으면 현대차의 미래는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중국시장 진출과 중국전문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소한 6개월이라도 중국어를 한 뒤 진출하라"**

현재 기업들이 중국어 가능 인력을 확충하는 분야는 중국관련 무역 및 해외영업, 연구직, 중국현지 관리자, 통역·번역사, 중국어강사 등이다.

재계의 이같은 중국 붐으로 인해 회사 내에서 중국·홍콩법인에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으며 외부로부터의 '중국 전문가 모시기'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그 결과 종전에는 대기업에 비상근으로 자문을 해주는 중국전문가들에게 연봉 5천만원에 컨설팅비로 시간당 30만원씩을 지급했으나, 최근에는 몸값이 빠르게 상향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80년대 후반부터 중국어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기업체에서 조선족 출신을 기용했지만 조선족들은 곧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꽌시(關係)' 비즈니스인데, 조선족 통역사를 매개로는 찐득찐득한 꽌시 구축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많은 기업인들은 "중국에 들어올려거든 최소한 6개월이나 1년이라도 중국어를 배운 뒤 들어오라"는 뼈저린 충고를 후학들에게 하고 있다.

이후 기업체들은 조선족을 정식직원으로 뽑아서 한국에서 1,2년 정도 교육시킨 뒤 중국에 재투입하거나 아니면 본사직원을 교육시켜 투입시키는 방식을 병행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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