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놓고 영국 의회의 승인 투표가 오는 15일(현지시간) 예정된 가운데 테리사 메이 총리가 가결을 끌어내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투표 하루 전인 14일 잉글랜드 중부 스토크-온-트렌트 지역의 한 공장을 방문해 공장노동자들에게 연설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유권자 3분의 2가 EU 탈퇴를 지지한 곳이다.
총리실이 미리 내놓은 연설 발췌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웨스트민스터(영국의 의회와 정부)에는 브렉시트를 연기하거나 혹은 아예 중단하기를 원하면서, 가능한 모든 방책을 이용해 뜻을 관철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또 합의 없이 EU를 떠나기보다는 의원들이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EU와의 미래 관계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브렉시트를 막으려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로 결정된 만큼 민주주의의 기본 취지를 살려 의원들도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13일자 '선데이 익스프레스' 기고문에서도 의원들은 브렉시트를 지지한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며 "그렇게 하면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신뢰에 관해 큰 재앙이 되고 용서할 수 없는 위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의회에 대한 나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이제 도박은 그만두고 우리나라를 위해 바른 것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투표를 앞두고 마음이 급해진 메이 총리는 지난 10일에는 제1야당인 노동당 의원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메이 총리의 분주한 행보에도 의회의 투표에서 부결은 불가피한 것으로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현재 야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해 온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 입장이기 때문이다.
총리실 대변인은 만약 15일 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면 오는 21일까지 '플랜 B'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합의안이 예상대로 부결되면 초당적 방안을 내는 쪽이나 메이 총리의 축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가디언은 전했다.
메이 총리는 애초 지난달 11일 합의안에 대해 의회 표결을 할 예정이었으나 패배가 확실시되자 이를 연기,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였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정부 주요 부처 공무원 약 4천명에 일상업무 대신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대비에 주력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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