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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누구를 기대야 하나"…폼페이오가 야속한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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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누구를 기대야 하나"…폼페이오가 야속한 한국당

김병준‧나경원, 2차 북미정상회담 딴죽걸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제가 참 걱정이다"라는 말로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그의 '걱정'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1일 폭스뉴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북미 협상 관련 발언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가시권으로 들어온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와 관련해 "궁극적으로는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으로, 우리로서는 걱정스러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북한 비핵화에서 (물러나) 이런 식으로 북핵 문제를 미봉하게 되면 미국 국민은 안전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국민은 북핵의 인질이 된다.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 이기주의로 가고, 한미일(공조의 틈)은 벌어지고, 북한과 중국은 밀착하는데, 우리는 누구를 기대야 하나"라고 미국의 '변심'을 야속해 하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이 우려스럽다"며 말을 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로 북한 핵문제가 흘러가고 있지 않나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끊임없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제거 관련 언급에 비춰보면,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아젠다 세팅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대한민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 발언의) 핵심은 핵 있는 평화로 가자는 것"이라며 "핵 리스트 언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투톱'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의 '핵 리스트' 제출이 선행되지 않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협상 초기 단계에서 북한에 핵 리스트를 제출하라는 건 무리한 요구로 본다.

북한 핵 권위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 시설에 대한 완전한 신고는 미군 측에 공격 목표를 제공해 정권의 종말이 될 수도 있다"며 "완전한 신고는 항복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조차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한에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완전한 목록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비핵화 목표를 폐기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확인했다. 북미 협상의 당면한 초점을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 즉 ICBM 폐기나 해외 반출에 맞추고 그 이후 핵 신고 등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과도기적 접근법이다.

오히려 ICBM 일부 폐기나 해외 반출은 이미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전부터 미국 측이 요구했던 것으로, 북한이 선뜻 응하기 어려운 높은 문턱을 미국 정부가 여전히 고수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ICBM 폐기의 상응 조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일부 대북제재 해제 조치가 거론되지만, 현금 유입을 제한하는 우회 방식이 검토되고 있어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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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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