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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한국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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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한국 위협

하이닉스 중국에 매각추진, 대만반도체도 중국 이전

저임금 우수인력과 풍성한 외자로 중무장한 중국의 반도체산업이 한국, 대만 등 종전의 반도체강국을 본격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미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국의 하이닉스 반도체를 인수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며, 대만 반도체 업체들도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중국이 이처럼 과잉설비로 고통받고 있는 한국,대만 등의 생산라인을 대거 흡수할 경우 단기간에 반도체 강국으로 급부상, 반도체에 목을 매다시피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이닉스 생산라인, 중국에 매각 추진**

지난 6일 조선일보는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어 "하이닉스가 일부 반도체공장을 중국측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채권단이 1조원의 신규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 특단의 자구노력을 요구했고 하이닉스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특종보도했다. 하이닉스 고위관계자도 "최근 중국에 반도체 매각 협상팀을 파견해 협상을 진행중이며 10월중에 중국협상단이 하이닉스 본사를 방문해 실사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 보도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이연수부행장도 사실임을 시인했다.

지난해부터 디폴트(채무불이행)상태에 빠진 하이닉스반도체는 마지막 자구노력으로 12개에 달하는 생산라인의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지난달말에는 방한한 대만 최대재벌 포머사의 왕영경(王永慶)회장과도 접촉, 하이닉스 매각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한기간중 하이닉스의 주요채권은행중 하나인 한빛은행의 이덕훈 행장과도 만난 왕회장은 귀국후 대만언론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임금이 너무 높고 경제발전이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어 한국에는 어떤 투자도 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한국기업과 합동으로 중국에 투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고려해볼만하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재계에서는 하이닉스 생산라인의 중국매각시 포머사등 대만기업들이 콘서시엄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업체도 중국으로 이동**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지는 이에 앞서 지난 4일자에서 "대만 반도체산업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는 반면, 중국은 저임금으로 일할 수 있는 우수한 반도체 엔지니어들을 배출하면서 세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할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는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대만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대만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신주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TSMC를 운영하는 모리스 창을 예를 들면서, 평소 자기의 모국인 중국에 대해서 "반도체 산업기지로 경쟁력을 갖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낮춰 봤던 그가 지금은 정반대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중국의 무서운 성장을 경계했다.

지난해만 해도 반도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아우성치던 대만반도체사는 현재 생산가동률이 44%로 떨어지면서 적자를 보는 기업들이 속출하자 살아남기 위해선 중국에서 생산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대만의 대학들은 매년 4천명의 엔지니어를 배출하지만, 중국은 14만5천명을 배출한다. 상하이의 숙련된 엔지니어는 타이페이의 4분의 1 수준의 임금만 받고 있다.

***중국, 반도체 강국화 선언**

중국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산업을 국가중요산업으로 지정, 오는 2010년까지 한국보다 많은 40개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는 목표아래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특히 지난달 17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 타결을 계기로 반도체강국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런 중국측 움직임에 부응해 대만의 천수이볜 총통도 지난달 5천만달러로 제한해온 대중국 투자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만경제계는 그보다 직접무역에 대한 규제완화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 천총통은 지난 5일 대만과 중국이 WTO에 동시가입하는 올해말이나 내년초부터 중국과 직접무역 규제완화를 포함한 각종 협상과 접촉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반도체 시장은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감산이나 통합 같은 공급조절보다는 적자생존의 ‘버티기’ 전략을 택하고 있다. 세계 2위 메모리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미국정부와 함께 세계 3위의 하이닉스를 반(反)덤핑제소할 계획이다. ‘덤핑 혐의’가 인정될 경우 하이닉스는 판매가의 40∼50%를 관세로 물어야 해 사실상 미국시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런 피흘리는 전쟁터에 중국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출현함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세력판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실종된 산업경쟁력의 논리**

삼성경제연구소의 장성원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반도체 쇼크와 한국경제'라는 보고서에서 "반도체경기는 설비 및 생산과잉, 재고소진율 하락, 경기침체 등 3대악재가 겹쳐 이번 불황수준은 85년보다 심각하다" 고 밝혔다. 그결과 올해 2분기 중에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순익은 평균 50% 이상 감소했고, 세계 10대 업체 중 절반이 적자로 전환됐다. 삼성전자도 지난 6월부터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에 세계반도체산업의 과잉해결을 위해 하이닉스의 파산처리를 우회적으로 주장해왔으나, 하이닉스 부도처리시 손실 현실화 및 추가공적자금 조성 부담을 우려한 채권단 및 정부의 반대로 관철되지 못했다.

하이닉스 생산라인이 중국에 매각되고 대만 반도체업체들이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길 경우 중국은 반도체부문에서도 금명간 한국의 최대경쟁상대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향후 5년간은 경쟁보다는 보완관계에 있으리라던 한.중 역학관계(한국은행 전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이 반도체강국으로 급부상하면 삼성전자도 더이상 안전지대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몇해 전부터 IT바람이 불면서 서울대 등 우수대학 졸업자들이 장치산업적인 성격이 강한 반도체 대신에 독립사업체 설립이 용이한 IT분야로 대거 몰려가면서 우수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이라며 "중국이 저임금의 우수인력과 풍부한 외국자본을 무기로 반도체 사업을 집중육성할 경우 삼성전자를 포함한 기존의 대다수 반도체 메이저들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하이닉스 처리에 있어 종전과는 달리 중국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돌출한 만큼 단순한 '채권자의 논리'나 '관료의 논리' 이상 가는 국가적 차원의 '산업경쟁력 논리'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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