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내 항공.여행사도 위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내 항공.여행사도 위험

9.11테러 쇼크로 탑승률 50%대 급락

9.11테러 여파로 세계 항공업계와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도 연말께 도산 위기에 봉착하는 업체들이 상당수 나타나고, 불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 3월께에는 대다수 업체들이 위험에 몰릴 것으로 알려져 정부 차원의 비상대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만성적자와 모그룹인 금호그룹의 자금난 외에 9.11사태후 탑승률 급락과 환차손 발생 등의 악재까지 겹쳐 존립이 어려울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도 검토중이나 매입 희망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11테러 발발후 탑승률이 급락하면서 이미 미국과 스위스 등 구미 각국에서는 파산하는 항공사가 속출,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진화에 나선 상태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18일 콘티넨털 에어라인이 가장 먼저 파산신청을 내는 등 10여개 항공사가 연쇄도산 위기에 몰리자, 부시 정부는 1백75억달러의 공적자금을 긴급투입해 도산을 막았다. 스위스 최대항공사인 스위스 에어도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 2일 파산, 모든 비행기의 운항을 중단했다. 이에 스위스정부는 4일 4억5천만 스위스 프랑(우리돈 3천6백억원)의 공적자금을 긴급 투입, 간신히 운항을 재개시켰다. 비슷한 시기인 3일에는 벨기에의 사베나항공이 파산을 신청했다.

스위스 에어의 파산소식은 국내 관련 업계에 심각한 위기감을 심어주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여행업체인 영국법인 걸리버트래벌에이전시(GTA)의 강희민 한국대표는 5일 “미국 항공사가 아닌 스위스 에어의 파산 소식은 9.11테러의 여파가 단순히 미국 항공사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감을 심어준 사건이었다”며 “국내 항공사와 여행업계가 ‘우리도 스위스 에어처럼 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대표는 “9.11사태 발발후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4.4분기에는 탑승률이 50%선으로 가라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1차로 석달 뒤인 연말에 자본규모가 적은 여행사들 중 상당수가 쓰러지고 반년이 지난 후에는 IMF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대다수 여행사들이 도산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예년 같으면 한창 성수기였을 1일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미주 예약률은 각각 84%와 85%, 유럽은 75%와 80%, 동남아는 86%와 85%, 오세아니아주는 74%와 70%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탑승률과 예약률간에 평균 20~25%의 차이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탑승률은 50~60%에 그칠 전망이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추석 연휴기간 중 유럽노선 탑승률이 67%였던 것을 고려하면 10월에는 탑승률이 5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승객이 격감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9.11사태 후 영국의 로이드보험이 보험료를 크게 올리자 국내 항공업계의 자금난을 돕기 위해 지난달 25일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각각 15억달러와 10억달러의 사고배상 보증을 서 주었다. 그대신 대한항공은 5백명의 감원과 1천2백95억원의 비용 감축, 아시아나는 7백명의 감원과 5백75억원의 비용 감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정도 정부지원과 구조조정 노력만 갖고서는 당면한 위기를 넘기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게 업계의 자체 진단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9.11테러와 국내 경기침체, 정권교체기가 겹치면서 내년말까지는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판단”이라며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나은 대한항공은 모르나 지금도 상당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는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의 자금난은 만성적인 자체 적자구조 외에 모그룹인 금호그룹의 자금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금호그룹은 매출 6조원에 부채가 5조원이나 될 정도로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산업.한빛.조흥 등 채권단으로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문받고 있다. 더욱이 금호그룹은 오는 11월에 9백억원, 12월에 1천2백억원 어치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할 예정이다. 이에 금호는 얼마 전 본사 사옥과 중국 현지 금호타이어 회사를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광주시 광천동 터미널 부지 매각,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등의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마당에 설상가상으로 9.11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재정난까지 심화돼 그룹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채권단의 고위관계자는 5일 “금호그룹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그룹 차원에서 다각적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금호그룹의 만성적 적자 요인인 아시아나 처리문제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금호가 국내 모 재벌기업에 아시아나 매각을 제안했다가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항공사업 자체가 사양산업이라 국내외에서 매입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세계적인 항공 수요 감소로 현재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내년월드컵 대회와 중국 수요 등에 기대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나 매각설과 관련해서도 "13년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