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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노영민 실장, 경제계 인사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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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노영민 실장, 경제계 인사 만나라"

"과거처럼 음습하다면 모를까 투명하게 만나면 문제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가장 먼저 내민 당부 사항은 "경제계 인사를 만나라"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수현 정책실장 등이 새해 들어 대기업 총수들과의 접촉을 늘려가는 가운데,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 정책이 '재계 친화적'으로 변할 조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임명 직후 인사 차 집무실에 들른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에게 "노영민 실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산업계와 교류를 많이 해본 경험도 있고, 각종 정책에 밝으니 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2기 청와대 개편'의 방점이 '경제계 지원'에 찍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해 12월 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 임원들을 만났는데,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도 이들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 자신도 지난 2일 새해 화두를 '경제'로 잡으면서 신년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재벌 총수를 초청하며 '대기업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벌 총수들을 만나며 '경제 활력' 제고를 강조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당부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차별점으로 '몰래 만나서 재계의 민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과거처럼 음습하다면 모를까, 지금 정부에서는 당당하고 투명하게 (경제계 인사를) 만나달라"고 말했다.

▲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노영민 주 중국대사가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노영민 실장은 "추후에 시간이 지나도 이러이러한 산업 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것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최소한 두세 개 산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산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들 산업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이 주력하는 분야인지라, 사실상 대기업 밀어주기가 될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올해는 일자리 15만 개 창출이 목표"라며 민간의 일자리 투자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략 부지에 건설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3조7000억 원) 착공을 지원하고,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1조6000억 원) 조성 계획을 2월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9일 첫 취임일을 맞아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청와대 비서들과 연간 고용 동향 등 경제 문제를 비롯해 심석희 선수 폭행 대응 문제 등 사회 현안 전반에 대해 1시간가량 논의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현안점검회의에 앞서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비서실장을 수행하는 데 걱정이 많다. 걱정 때문에 어젯밤 잠을 설쳐 3시간밖에 못 잤고, 비서실장 내정 소식을 듣고는 중국에서도 서너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많이 도와달라. 최선을 다해서 임무를 수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안점검회의가 끝난 뒤 노영민 비서실장은 청와대 비서동 모든 비서관실을 방문해 비서관, 행정관, 행정요원 등 청와대 직원 400여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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