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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노영민 바통 터치, '강한 청와대' 의지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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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노영민 바통 터치, '강한 청와대' 의지 천명

성과형 국정운영 신호탄, 야당 갈등 암초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의 열쇳말이 '탕평'과 '세대 교체'였다면, 집권 3년차가 된 청와대의 인사 코드는 '친정 체제' 구축으로 요약된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비서실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자신의 후임인 노영민 주중국대사를 직접 소개했다. 대선 캠프 출신이었던 전임 비서실장이 후임 비서실장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비서실장 경력은 임종석 실장이 앞섰지만, 문 대통령과 함께한 시간으로 보면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이 더 길다.


1957년생(61세)인 노 신임 비서실장은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2017년 대선 때는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3선 국회의원 출신인 노 비서실장은 2012년 대선에 패배했을 때 문 대통령 '문지기(문재인을 지키는 모임)' 등 각종 의원 모임을 주도하며 문 대통령을 보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출마 당시 "주요 정치 현안을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답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1기 비서실 인선 당시 초기에도 비서실장으로 거론됐지만, 이번에 입성하게 됐다.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원조 친문재인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임종석 전임 비서실장과 결을 달리한다. 전임 임종석 비서실장은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새로 합류한 일종의 '영입 인사'였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최초의 '86그룹' 출신 50대 초반 '젊은' 비서실장(취임 당시 51세)으로, 청와대의 세대 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 인선과 함께 문 대통령의 '탕평책'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17년 5월 10일 임종석 비서실장 임명을 직접 발표하면서 그 의미에 대해 "야당과도 늘 소통하는 청와대로 바꾸겠다는 제 의지의 실천"이라고 정의했었다.


▲ 노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뉴스

반면 집권 3년차를 맞이한 문 대통령의 정치 상황은 다르다. '적폐 청산'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드는 반면, 서민 경제 악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권 초반에 80%대였던 지지율이 집권 중반기를 맞이해 40%대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이 2019년을 '경제 성과'를 내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천명하는 상황에서, '노영민 카드'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집권 초반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을 기반으로 청와대 중심 체제를 구축했다면, 중반기에 접어든 상황에선 중량감 있는 비서실장 체제를 통해 청와대가 당정청을 진두지휘하는 국정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총선과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당의 원심력이 심화되고 관료 사회의 경직성이 강화되는 역대 정부의 일반적 경향을 제어하기 위한 개편으로도 보인다.

이를 두고 청와대 내에서는 "정치적 순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3년차를 맞이한 문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보다는, 결국 어려운 시절 동고동락해 믿고 의지할 수 있고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참모진을 인선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17대 국회부터 광주 북구갑 지역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도 '친문 그룹'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이던 2015년에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비(非)문재인계 의원들의 대표직 사퇴 요구에 맞서면서 본격적으로 '친문'으로 떠올랐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의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았다. 2010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 김성회 전 의원과 주먹다짐을 벌여 '강성' 이미지를 얻은 바 있다. 2017년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사퇴했을 때 후임으로 하마평에 올랐었다.

그러나 최측근들을 중용한 이번 청와대 개편으로 야당과의 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타깃을 맞춘 조국 민정수석이 유임된 데다 친문 색채가 강한 인사들을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 포진시킴으로써 지지율 하락 등 악화된 정치 환경 속에서도 야당의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풀이다.

야당도 이런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이 정부의 측근 강화가 결국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한다. 측근을 강화할수록 국민들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했다. 전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노영민 비서실장의 피감기관에 대한 '시집 강매'가 문재인 정부의 '갑질 근절', '공정' 기조에 어긋나고, 강기정 의원의 '폭력적 행동' 이력이 야당과 소통해야 하는 정무수석직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은 우수한 정치인이고 잘 하실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청와대 참모의 역할은 대통령이 쉽게 일하시게 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정책도 바꾸고 스타일도 바꿔야 하는 국면 전환, 정책 전환이 필요한 때인데 과연 친문 인사들만 중용하면 국민이 감동할까, 야당이 만족할까, 똑같은 정책을 똑같은 사람들이 한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족함은 이후 내각 개편에서 대통령께서 충분히 감안해 보완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과는 개인적인 연결고리는 없다는 측면에서는 앞의 두 인사와는 결이 다르다. 문화방송(MBC)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논설위원 등을 두루 거친 방송인 출신 첫 소통수석이라는 의미가 있다. 전임 윤영찬 소통수석(동아일보)과 김의겸 현 청와대 대변인(한겨레) 모두 신문사 출신이다. MBC 노동조합 창립 멤버로서 김재철 사장 시절인 2012년 '좌천'을 당했던 이력이 문 대통령의 눈에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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