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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이기주의 분출

9.11사태 계기, "이 틈에 챙기자"

9.11사태후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앞두고 미국의 협조 요청을 받은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 등 주요각국들이 이번 사태를 자국이익의 확장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문제전문가들은 이같은 각국의 자국이기주의적 접근과 이에 대한 미국의 타협적 자세가 냉전종식후 미국 중심으로 일극화(一極化)됐던 국제질서가 다극화(多極化)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속한 동북아 질서 또한 일본의 자위대 파견, 중국의 내정(대만.티벳) 문제 미국 불간섭 요구 등을 계기로 격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부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협조 요청을 받은 나라들 가운데 가장 먼저 ‘협상적 태도’를 보인 나라는 파키스탄. 파키스탄은 미국에게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국내 교두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핵실험에 따른 경제봉쇄 해제와 경제지원을 요구, 이를 관철시켰다. 파키스탄과 함께 경제제재를 받고 있던 인도도 함께 제재가 풀리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먼저, 그리고 강력하게 미국지지 입장을 밝힌 영국은 차제에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온 북아일랜드의 IRA를 붕괴시키려는 속셈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영국 권위지 더 타임스는 지난 20일 미국과 영국이 “10년간에 걸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계획중”이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10년 전쟁’의 대상에는 IRA도 포함돼 있다는 게 보도의 요지. 실제로 영국은 9.11테러를 계기로 IRA에 대해 무장해제 압력을 가중하고 있어 IRA를 곤혹케하고 있다고 22일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영국 못지않게 미국지지를 전격선언한 나라는 일본으로, 고이즈미 일본총리는 25일 미국을 직접 방문하면서까지 자위대를 파병해 미국의 공격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정부와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2일 자위대 활동의 범위를 타국의 영토와 영해로 확대했다.
이어 25일에는 자민,공명,보수 3당이 모여 “자위대가 난민구호와 의료지원 활동을 행할 때 무기사용에 대해 국제기준을 원용한다”고 합의해 자위대의 무기 사용을 크게 완화시켰다. 동시에 “민간인과 재외교포, 타국 군대를 지키기 위해서도 무기사용이 가능하다”고 규정을 바꿨다. 이같은 자위대의 해외출병과 무력행사 범위 확대에 대해 미국의 부시정부는 호의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도 실리주의 외교로 맞서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지지하는 전제조건으로, 앞으로 미국이 중국내 문제인 대만, 티벳, 신쟝 문제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중국 요구에 대해 아직 미국측은 공식답변을 회피하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만약 장기화할 경우 티벳, 신쟝 등 일부 지역에 대해 중국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한동안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반드시 UN의 사전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미국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온 러시아도 25일 미국의 공격에 적극 동참하기로 입장을 바꾸었다. 미국의 공격을 방관할 경우 향후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11사태를 계기로 분출되는 각국 요구에 대해 지금까지 미국정부는 가능한한 최대한 수용한다는 협상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발등의 불인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국제사회 및 아프가니스탄 인접국의 협조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국의 태도 변화가 냉전종식후 10년이상 계속돼온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다극질서체제로 재편하는 계기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동북아지역의 경우 일본의 재무장화를 계기로 중국,남한,북한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 지역의 군비경쟁 격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같은 군비경쟁 격화는 곧 미국 군수산업체의 이익 증가로 연계될 것이 확실한만큼 어쩌면 미국은 내심 이런 상황변화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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