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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혐의 적용 '괘씸죄'?…채동욱이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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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혐의 적용 '괘씸죄'?…채동욱이 옳았다!

법원, 국정원 전현직 간부 공소 명령…황교안의 '무리수' 들통

법원이 23일 검찰의 기소유예 방침을 뒤집고 국정원 전현직 고위 간부 두명에 대한 공소 명령을 내렸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마찬가지로 그의 두 측근에 대해 대선 개입 등 공직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게 맞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검찰은 민주당의 재정신청을 인용한 서울고법 형사29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의 명령에 따라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반드시, 지체없이 기소해야 한다. 법원은 "직위와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이 씨와 민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사실에 대해 공소제기를 명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사퇴 발표를 한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등 '권부'의 무리수가 불러온 법원의 '공소 명령'

법원이 내린 결정의 의미는 크다. 먼저 법원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혐의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통상 '재정신청'에서 법원이 검찰의 '기소독점권'에 제동을 거는 일은 매우 드물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였던 사건의 경우 '유죄 확률'이 높게 나온다는 법조계의 '속설'도 있다.

민주당은 법원의 결정을 두고 "댓글사건이 선거개입을 목적으로 해서 원세훈 국정원장부터 3차장, 심리전단장에 이르기까지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불법이 이뤄졌다고 하는 점을 법원이 확인해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전 차장이나 민 단장은 원세훈 전 원장의 핵심 측근이었다. 두 전현직 국정원 간부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명한 것은, 논리적으로 따져볼 때 원 전 원장에 대한 검찰의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자체가 옳았다는 법원의 판단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문제다.

결국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망신을 당하게 됐다. 그에 따른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지시에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다, 채 총장이 권부의 눈밖에 난 이유로 '전직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기소' 사실이 거론되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채동욱 찍어내기'가 가속화될 경우 여권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대선 개입 의혹 재판'

관련해서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검찰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휘 하에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뒤 공소장을 작성했다. 당시 검찰 안에서는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법해석이 우세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윤석열 팀장)과 대검은 지난 5월 27일 원 전 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과 더불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제동을 걸었다. 황 장관은 언론에 "(과연) 선거법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말을 흘리는 등, 사실상 공개적으로 검찰의 방침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검찰의 결정이 무려 두 주 가량이나 미뤄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뒷배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언론은 이를 채동욱 총장과 '권부'간의 '알력 다툼'으로 해석하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결국 채 총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관철시켰다. 법무부의 불만이 커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채 총장은 이 전 차장, 민 단장 등에 대해 사실상 불기소 처분(기소유예)을 내리게 된다. 이를 두고 일종의 '정치적 타협'을 본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당시 검찰이 기소 유예 방침을 정한 이유는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범행으로서 상명하복 관계의 조직 특성을 감안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범계 의원 등 민주당은 검찰의 결정을 번복해달라며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고 법원이 일부 핵심 전현직 간부들을 기소하지 않았던 게 명백한 잘못이었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법무부가 밀어붙여 성사된 것으로 보이는 '정치적 타협'에 법원이 경고음을 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축소하려는 박근혜정부 핵심 인사들의 시도가 번번히 '무리수'로 판명나면서 사건은 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정원 댓글을 달았던 직원 김하영 씨가 이날 원세훈 전 원장 선거법 위반 등 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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