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 작업 중 기계장치에 몸이 끼여 지난 11일 사망한 스물네 살 고(故) 김용균 씨의 유품이 공개됐다. 곳곳에 탄가루가 묻어 있는 수첩, 그리고 슬리퍼를 비롯해 육개장과 진라면 등 각종 컵라면이 고인이 지닌 마지막 물건들이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15일, 이틀 전 유가족이 함께 현장조사를 통해 확보한 김 씨 유품을 공개했다.
유품에는 면봉과 휴대전화 충전기, 동전, 지시사항을 적어둔 것으로 보이는 수첩, 물티슈, 우산, 샤워 도구, 속옷, 발포 비타민, 김씨의 이름이 붙은 작업복과 슬리퍼 등이 포함됐다. 수첩과 슬리퍼 등에는 곳곳에 탄가루가 묻어 있었다.
또한 육개장, 진라면 등 종류별로 컵라면과 과자 홈런볼이 눈에 띄인다. 지시에 따라 수시로 낙탄을 치우는 작업에 투입되는 김 씨인지라,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이러한 라면과 과자를 구비해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현장조사 당시 김 씨 어머니는 “일할 때 영상 통화하면 아들은 매번 탄 치우러 간다고 했는데 밥은 어떻게 먹느냐”고 동료에게 물었다. 이에 동료는 “원청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원청에서) 낙탄 치우라고 수시로 지시가 내려온다”며 “언제 지시가 내려올지 몰라 식사 시간이 없어서 매번 라면을 끓여 먹고 그랬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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