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가운데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85세의 여성도 있었다. 헤디 엡스타인(Hedy Epstein)이라는 이름의 미국인 활동가는 다른 할머니들과 함께 "가자 지구로 행진하게 해달라"며 단식 투쟁에 나섰다.
그녀는 "단식 투쟁은 처음이다.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가자지구로의 진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 가자 지구로의 진입을 위한 행진에 참여한 홀로코스트 생존자 헤디 엡스타인 ⓒ가자 지구의 자유를 위해 행진하는 사람들 |
'가자 지구의 자유를 위해 행진하는 사람들'은 이집트에서 가자 지구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인 라파 국경선을 통과해 가자 지구로 들어가려 했으나 이집트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유엔 건물 앞에 모였다.
시위대들은 각기 다른 언어로 "가자 지구에 자유를(Freedom for Gaza)"이라고 외치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으며, '뻔뻔한 전쟁 범죄',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씌어진 티셔츠를 입은 몇몇은 거대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고 <AFP>는 전했다.
이들은 2008년 12월 27일 시작되어 3주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1주년을 맞아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가자 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집트 외무부는 가자 지구로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1년 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1166명의 희생자가 나왔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팔레스타인과 국제 인권단체의 집계에 의해면 14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희생됐다. 그 중에는 민간인과 어린이들이 다수 포함됐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병사 13명이 사망했다.
한편, 카이로 소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는 300여 명의 프랑스인 시위대가 밤새 진을 쳐 시내의 주요 도로가 막히기도 했으며 경찰들은 방탄용 방패를 들고 시위대를 둘러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당국은 27일 38명의 시위자들을 연행하기도 했다. 한 시위 지도부 관계자는 "가자 지구로 떠날 준비를 하던 38명의 시위자들이 엘 아리쉬 항구 근처에서 억류됐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30명은 호텔방에서, 8명은 버스 정류장에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적은 스페인, 영국, 미국, 일본 등 다양했다.
현재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가자 지구를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이집트는 시위대의 진입을 공권력을 투입해 저지하고 있지만 가자로 들어가겠다는 시위대들의 의지가 강해 상당한 대치 상황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 시위대 관계자는 "우리는 오는 31일 '북(北) 가자 지역으로부터 에레즈 이스라엘 국경 지대까지의 비폭력 행진'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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