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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풍자 영화, '상영 금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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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풍자 영화, '상영 금지' 풀렸다

<자가당착> 제작진, 제한상영가 취소 행정 소송 승소

이른바 '이명박근혜' 풍자 영화로 알려진 <자가당착 :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이하 <자가당착>)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제한상영가(사실상의 '상영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지난 10일 나오면서 이 영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선 감독이 지난해 대선 전인 11월 1일 서울행정법원에 <자가당착> 제한상영가 취소 행정 소송을 낸지 6개월여 만에 이 영화가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자가당착>은 오는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이미지 포럼'을 통한 첫 해외 개봉도 앞두고 있다.

서울행정법원(문준필 부장판사)은 10일, <자가당착>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자가당착>의 김선 감독 등은 법원 판결과 관련해 13일 성명을 내고 "이 판결로 영등위는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특정 정치인의 눈높이에 맞춰서 등급을 내렸다는 게 증명되었다"며 "영등위는 정치적 판단을 중단하고,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이어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제한상영가 등급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며 "제도적 수정, 제한상영가 철폐만이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 <자가당착> 개봉 프로젝트 ⓒ김선 감독 제공

앞서 2011년 6월과 2012년 9월, 영등위는 <자가당착>에 두 차례나 제한상영가 결정을 내렸다. (관련 기사 : 박근혜 풍자 영화 사실상 '상영 금지'…이유는?) 영화계에서 '제한상영가'는 사실상 '상영 금지' 조치다. 등급만 있을 뿐, '제한상영가' 영화 전용 극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김 감독과 제작진인 비타협영화 집단 곡사(이하 곡사)는 "영화 창작에 대한 심각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지난해 11월 1일 행정소송을 냈다.

영화감독 박찬욱, 변영주, 김조광수 등을 비롯해 베를린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 크리스토프 테레히테와 영화 평론가 토니 레인지 등도 의견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691명의 영화인 등이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지난 10일 법원은 완벽하게 <자가당착>의 손을 들어줬다. 영등위가 문제 삼았던 '주제 및 내용'의 문제에 있어 "현실 정치와 사회의 모순을 비판할 뿐"이라고 지적했고, 영등위가 함께 문제 삼았던 '폭력성' 및 '선정성' 여부에 대해 "영화 <킬빌>과 비교하였을 때 폭력적이지 않으며 대부분이 인형 신체이고 현실감이 떨어져 성적 상상이나 호기심을 부추기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이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됐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이 영화를 예술 영화로 인증한 점 등을 거론하며 "성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영화를 관람하게 하고, 이 사건 영화의 정치적·미학적 입장에 관하여 자유로운 비판에 맡겨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결했다.

▲ <자가당착>을 연출한 김선 감독. ⓒ프레시안(최형락)

이 사건을 맡았던 박주민 변호사는 "지금까지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영화 중 이런 식의 판결을 받은 영화가 없었다는 점과 현직 대통령을 등장시킨 영화임에도 영화 외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법원의 전향적인 판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제한상영가' 등급 폐지 등의 문제 역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자가당착>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 및 박근혜 당시 여권의 유력 차기 후보에 대한 풍자 영화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섞인 영화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도 등장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경찰의 마스코트로 익숙한 '포돌이'다.

김 감독은 <프레시안> 인터뷰(☞바로 가기 "'이명박근혜' 조롱한 내 영화, 욕먹을 기회라도 달라")를 통해 "주인공을 포돌이로 한 건 2008년 촛불 시위 때 시민들과 대립한 경찰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명박 대통령이 되자마자, 뭔가 거꾸로 가는 느낌이 확 드는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나도 모르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이 영화를 만든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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