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연내가 아니라 해를 넘기더라도 서울 답방을 해달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에서 비핵화에 대한 추가 확약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고 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우리 한반도의 분단 이후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 자체가 한반도의 남북 간의 화해, 평화의 진전, 비핵화의 진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더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 답방의 계기에 제가 직접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받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어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과정에서 더 큰 폭의 비핵화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하고, 중재하고, 또는 설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북미 정상회담 전에 서울 답방을 하기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자체가 성공적인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징검다리라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의식해 문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양보가 없어도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자체가 비핵화 메시지라고 설득하고 나선 셈이다.
이러한 사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양해가 됐다고 문 대통령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금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와 별개로 남북관계 개선,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리라는 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거듭 말했다.
지난 1일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할 경우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루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했다는 사실을 전달하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장려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듣기 위해서라도 서울에 오라는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시기를 1~2월로 예상하며 "세 군데의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둘러싼 양국 간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매일경제>는 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두고 장시간 협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앤드루 김 건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도 못하고 설사 안다 할지라도 북미 간 접촉하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부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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