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시·달서구에 확인한 결과, 대구시는 2016년 달서구 성서공단남로 126(월암동)에 800억원짜리 '성서 바이오 SRF열병합발전소' 건립을 허가했다. 달서구는 이듬해 12월 건축허가를 내줬다. 민자사업자는 '(주)성서이엔지'로 2016년 6월 산단 입주허가를 받았다. 이어 이들은 1년만에 '리클린대구(주)'로 사업자명을 바꿨다. 2017년 초에는 호주 외국기업 '맥쿼리펀드'에 지분 대다수가 매각됐다. 맥쿼리는 이명박 정권 당시 대구 제4차순환도로 등 국내 14개 민자사업자로 등장한 기업이다.
맥쿼리는 순수목재 95%·폐목재 5%를 소각해 나온 열·증기로 에너지를 만드는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한다. 하루 소각량은 264t, 전기는 9.9MW/hr 생산한다. 부지는 4,966.1m²다. 사업은 고시일로부터 내년 5월 말까지 확정됐으나 조금 늦춰져 착공은 내년은 돼야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발전소를 둘러싼 사업 절차를 놓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해당 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나 주민설명회·공청회가 한 차례도 진행된 적이 없는 탓이다.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이 사업을 최근에서야 알게됐다.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적 추세와 거리가 멀다. 소각 과정에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매우 높고 친환경 연료라기에는 국내 소비량도 매우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문경시와 원주시 등 타 지자체들은 SRF발전소 건설을 잇따라 취소하거나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여기에 발전소 부지 직선거리 1.6km 내 '월배(진천, 대곡, 상인, 유천, 월성동)' 아파트단지가 밀집했다. 2~3km 안에도 수 십동이 몰렸다. 게다가 이미 인근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열병합발전소, 성서 생활폐기물 소각장, 폐기물에너지화 SRF시설이 있다. 주거지에 발전소가 몰리자 반발이 커지고 있다.
7개 성서마을단체와 대구환경운동연합·대구경실련 등은 '달서구폐목재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건설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 달 간 온·오프라인에서 2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서명지는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전달한다. 또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건설 철회" 게시물을 올렸다. 30일 저녁에는 성서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앞서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대구지부도 올 9월 임시총회에서 "건설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조은정(49.이곡동)씨는 "공단에 둘러싸인 동네에 또 발전소를 지으면 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된다. 숨 쉴 권리를 위해 취소해달라"고 했다.
전문가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학부 지구환경학전공 교수는 "신규 발전소 연기 배출량은 기존 성서소각장 배출량의 60~70%"라며 "양도 엄청난데 미세먼지 배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 "국내 SRF 소비량은 미미하고 전혀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면서 "이미 타 시·도에서 포기하는 사업을 대구시가 전문가 견해도 없이 진행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시의원, 달서구의원들도 대책위를 꾸려 30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환경부·감사원은 행정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정책으로 행정절차엔 문제가 없다. 보완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고, 달서구 관계자도 "사업 주체는 대구시로 허가 절차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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