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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日총리, MB보다 지지율 높은데 고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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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日총리, MB보다 지지율 높은데 고전한다고?

3개월 사이 20% 하락했지만 기대는 여전

오는 25일 취임 100일을 맞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허리춤'에서 멈춰 있다. 지난 주 4번의 여론조사에서 하토야마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50%를 조금씩 웃돌거나 밑돌았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지난 19~20일 전국적인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토야마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55%로,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같았다. <아사히(朝日)신문>과 <지지(時事)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각각 48%, 46.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지율 50% 내외는 다른 나라의 정부 수반들과 비교했을 때 그리 낮은 수치는 아니다. 비교적 안정됐다고도 평가된다. 그러나 하토야마 내각이 금방이라도 붕괴할 것 같은 전망이 우세한 것은 8월 30일 중의원 선거 직후 민주당과 하토야마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는 데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하락세는 분명하고 하토야마 내각이 위기에 빠진 건 부정하기 어렵다. <요미우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토야마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9월에 75%, 10월 71%, 11월 63%로 2달 만에 1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이번달 초 59%, 중순 55%였다.

▲ 취임 100일을 앞둔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신화=뉴시스

'좌고우면' 하토야마 행보에 국민들 '답답'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하토야마의 결단력과 지도력 부재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0일 <요미우리>는 "수상(총리)의 지도력 부족과 정부·여당 내 삐걱거림이 부각되는 것"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민주당 참의원 의원회장은 <요미우리>에 "지금 내각이 흔들리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민주당의 한 중견 의원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니까 방법이 없다"라며 "수상의 결단력 없음, 우유부단함"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하토야마가 이끄는 민주당은 지난 8월 구체적인 공약인 '매니페스토'를 내세워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냈으나, 핵심 사안들의 실질적 이행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민들의 신뢰 기반이 약해졌다.

당선에 상당한 기여를 했던 공약인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는 사실상 백지화됐고 고속도로 무료화는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실시하게 됐다. '자녀수당' 공약의 경우 소득에 관계 없는 일률적으로 지급한다는 애초 공약과 소득 제한을 둬야 한다는 여론이 부딪히며 긴 진통을 겪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국민들은 여당 내 대립구도에 답답했을 것"이라며 "하루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의 의견이, 하루는 하토야마 대표의 의견이 각각 다르게 보도되니까 헷갈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며 지도력에 의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텐마 기지 이전이 진짜 변수라고?

그러나 하토야마를 '결단력 없는 총리'로 못 박는 데 결정적 쐐기로 작용한 것은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을 둘러싼 문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취임 이후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나에게 맡겨 달라. 내가 결정하겠다"고 외쳤던 하토야마 총리가 결국 기지 이전지 결정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외교 문제에서 다시 한 번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요미우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들의 51%는 이 문제의 결정을 보류하는 것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부정적이다)고 대답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연립한 다른 당들에 대한 '지나친 눈치보기'가 문제가 됐다.

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민당에서 "후텐마 기지가 국외로 이전되지 않으면 연립에서 이탈하겠다"는 반발이 나왔고, 이 때문에 하토야마가 기지 이전 문제를 내년으로 미뤘다는 것이다.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3당연립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는 '평가하지 않는다'라는 의견이 64%로 '평가한다'(긍정적이다)의 24%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 포함한 외교 방침의 방향 자체는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텐마 비행장 이전지에 대한 <요미우리>의 여론조사 결과 '해외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35%로, '종전의 미일 합의대로 오키나와현 나고시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34%)과 거의 같았다. '오키나와 현 바깥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은 14%였다.

이렇듯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시각이 한 쪽으로 쏠려있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미일관계 손상에 대한 우려가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는 대체적인 분석은 의심할 여지가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보수쪽 일본인들에게는 이 문제가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만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대 국제학부의 이원덕 교수도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가 미일동맹에 균열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미일동맹에 불안을 갖고 있는 보수층의 공격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하토야마가 3년 전 미국과 한 이전 약속을 지키겠지만, 내년 1월 나고시 시장 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가 끝날 때까지 보류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0일 앞둔 하토야마 좀 더 지켜봐야"

하토야마 정권에 대한 급격한 실망감은 그만큼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100일 만에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해서 국민들의 기대가 (구 여당) 자민당으로 기울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만일 하토야마가 이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면 다음 선거 때 민주당 내에서 다른 총리가 나오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의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율은 민주당 43%, 자민당은 18%로 자민당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다.

하토야마는 모든 정책 결정을 정치인인 대신(장관), 부대신(차관), 정무관 등 이른바 '정무 3역'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본 국정 운영의 고질적인 '관료병'을 치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 자민당 정권에서 일본의 국정은 관료, 정치인, 재계의 유착 속에 운영돼 부처 이기주의·낙하산 인사 등의 문제가 잦았다.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은 23일 각 현 내에서 민주당에 투표한 10명의 유권자로부터 직접 들은 목소리를 전했다. 10명은 정책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지만 여전히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우츠노미야시(宇都宮市)에 사는 45세의 한 여성은 "정권 교체를 통해 폐쇄적인 관료조직을 바꿔줬으면 싶었다. 그것만 관철한다면 눈앞의 1~2조엔 절약(휴발유 잠정세율 유지로 절약하는 정부 재정)은 대수롭지 않다. 매니페스토 역시 3개월 안으로 끝장을 볼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누마시(鹿沼市)에 사는 무라카미 아키오(60) 씨는 "아직 3개월째다. 상황을 좀더 보지 않고는 판단할 수 없다. 자민당은 단지 (개처럼) 짖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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