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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다!

[이근 칼럼] 이제 북한에 대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 2009년 2차 핵실험에 이어 2012년 2월 12일 정오 직전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있기 하루 전이어서 미국의 외교 아젠다에 북한을 끼워 넣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언급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대미외교에 최소한의 의도를 관철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 북한 핵 실험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첫째는 위력의 점진적 증대다. 1차 때는 약 1 kt, 2차 때는 2-6 kt이었고 이번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3차 핵실험은 6-7 kt 규모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비공식적으로 7 kt보다 위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한다. 7 kt 급이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약 50%규모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북한 중앙통신의 발표는 "소량화, 경량화, 다종화"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는 북한 핵의 위력과 더불어 또 다른 차원의 위력 증대를 의미한다. 즉 운반체계에 핵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의미의 소량화, 경량화, 그리고 플루토늄뿐만이 아닌 농축 우라늄을 가지고도 핵을 만들 수 있다는 다종화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는 보다 대량으로 핵의 무기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물론 이는 북한 중앙통신의 발표이지 검증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다고 검증된 것도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농축 우라늄을 가지고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면 이는 탐지하기 어려운 핵폭탄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라늄이 풍부한 북한이 작은 공간에서 우라늄을 농축하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것은 명실 공히 북한 핵이 이제는 단순한 핵 사안에서 종류와 검증이 다차원화되는 복잡한 핵 사안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조선 중앙통신의 발표는 역시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직전에 핵실험을 한 것도 그렇지만, 북한은 "합법적인 평화적 위성발사권리를 란폭하게 침해한 미국의 포악무도한 적대행위에 대처하여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실제적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고 발표함으로써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의 조치라고 핵실험을 정당화하고 있다.
▲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2일 제3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러한 세 가지의 특징을 볼 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선 북한은 위력의 증가를 통해 핵기술의 진보를 증명하였고, 또 다종화가 사실이라면 이제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비가역적인 폐기 (CVID)"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은밀한 곳에서 우라늄 농축을 통해 대량생산해 내는 핵을 찾아낸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파키스탄 모델로 착착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 핵을 다루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그리고 어쩌면 미국의 요청에 의한 중국, 이렇게 3자가 핵심 행위자가 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고, 중동문제에 발이 묶일 미국이 중국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러시아는 이렇다 할 카드가 없고, 한국은 남북관계가 끊긴 이상 역시 카드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도 중국의 반응은 역시 똑 같은 패턴이다. 중국 외교부의 성명은 다음의 순서를 예전과 다름없이 반복하고 있다. (1) 북한 핵 규탄 (2)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신중한 대응 당부 (3) 6자회담을 통해 해결.

해결은 쉽지 않고 아주 오래 걸릴 것이다. 북한이 핵능력을 진전시킬 때 진정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군사적 공격도 무자비한 경제제재도 모두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기 때문이다 (두 가지 다 중국이 용납하지 못한다. 그리고 찬찬히 생각해 보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감히 실행에 옮길 수 없는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이제 북한 핵을 단기적으로 해결한다는 정치적 수사는 믿으면 안 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단순히 북한 핵에만 초점을 맞추어 핵을 제거하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북한 자체가 더 이상 남한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바꾸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핵이 아니라 화학무기, 그리고 재래식 무기로도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즉 북한 핵만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이제 대북정책과 한국의 외교는 북한을 우리에게 위협이 안 되는 존재로 바꾸는 보다 종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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