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비밀리에 운용하면서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서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앞서 12일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비밀기지 16곳에서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북한이 "엄청난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며 "북한은 주요 (미사일) 발사장 해체를 언급했지만 핵 탄두 발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10여 개 이상의 다른 기지들에 대해서는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날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위성 사진 분석 결과 북한 내에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 20곳의 미사일 기지 중 최소 13곳을 확인했다며 북미 간 협상 중에도 이들 기지 일부에서 유지‧보수 활동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시설들(미사일 기지)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비정상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가 나온 것"이라며 "만약 문제가 생기면 내가 제일 먼저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대응은 <뉴욕타임스>의 보도 및 CSIS의 보고서로 인해 미국이 북한에 속고 있고, 따라서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의미가 없다는 이른바 '협상 무용론'이 미국 내에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이같은 입장은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상세하게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면밀하게 주시 중인데,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던 청와대 입장과 일치한다. 미 주류 언론과 보수적 싱크탱크가 협상 무용론을 조장하기 위해 펴고 있는 프레임 공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직접 밝힌 셈이다.
보도 이후 백악관과 국무부도 잇따라 북한과 대화를 언급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13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 인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 김정은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CSIS의 보고서에 대해 "우리는 북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 기지 보도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국무부는 북미 간 협상에 진전을 보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콧방귀'를 뀌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CSIS 보고서에 대해 "정보 관련 사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 이상으로 답변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진전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은 콧방귀를 뀌려 한다"고 지적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지난해 일본 상공으로 탄도 미사일이 발사되고 미국인 억류자 3명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우리는 북미 관계에서 먼 길을 걸어왔다. 우리는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우리가 할 일이 남아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두 눈을 부릅뜬 채로 걸어갈 것"이라며 북미 간 협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지난주 개최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던 북미 고위급회담과 관련, 나워트 대변인은 북미 양측이 접촉 중이라면서 "적당한 시기에 회담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고위급 회담)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안"이라며 "우리와 북한 정부 사이에 통신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계속해서 북한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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