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마약 혐의 등으로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들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5년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워크숍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대마초 흡연을 강요했고, 직원들은 양 회장 강권에 못 이겨 대마초를 흡연했다.
집단 대마초 흡연 현장에 있던 직원 A씨는 양 회장이 7~8명의 직원이 참여한 워크숍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대마초 흡연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A직원 "양 회장 흡연 지시, 어길 수 없었다"
A직원은 "양 회장의 대마초 흡연 지시를 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일부 직원은 살짝 대마초를 빨아들이는 척 연기하다가 양 회장에게 '지금 장난하냐?'는 호통을 받기도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A직원은 "당시 직원들을 길들인다고 워크숍을 연달아 잡았을 때였다"고 덧붙였다.
A직원에 따르면 당시 양 회장은 직원 정모 씨를 불러 차에서 대마초를 가져오도록 지시했다. A직원은 "양 회장이 지시하자 정모 씨가 자기 차에서 대마초를 가져왔는데, 내 기억으로는 그렇게 가져온 대마초가 2~3개비 정도 됐다"며 "이를 직원들에게 돌렸고, 나 역시 두 모금 정도 피운 뒤, 곧바로 잠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양 회장의 집단 대마초 흡연을 인지한 경찰은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양 회장을 수사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을 소환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 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직원들을 모아 놓고 대마초를 흡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관련자 소환조사를 지난 주말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집단 대마흡연을 가능케 한, 즉 대마초를 양 회장에게 공급한 직원을 정모 씨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모 씨가 토요일(10일)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 최소 2회 이상 대마초를 양 회장에게 공급하고 함께 피운 사실을 인정했다"며 "이는 다른 복수의 직원 진술과 그대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대마초 공급한 정모 직원은 00박물관 관장 아들
관련해 '00박물관'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대마초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직원 정모 씨는 2015년부터 양 회장 실소유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정 씨 부친은 00박물관 정모 관장으로 양 회장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양 회장은 정 관장 아들 정모 씨를 본인이 실소유한 회사에 취업시켜 줄 정도로 정 관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과거 정모 씨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됐을 당시 양 회장이 나서서 이를 해결하려 한 정황도 있다.
위디스크에서 일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양 회장은 00박물관을 드나들거나 정 관장과 가까운 한국사회 상류층 인사들과 교류하길 희망했고, 그 안에는 정치권 인사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곳은 양 회장의 자금이 주로 사용된 곳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경찰과 국세청은 양 회장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양 회장이 이곳에서 보이차, 고가의 그림 등을 구입했다고 위디스크 내 복수의 직원들은 진술했다. 이들 구매 자금을 어디에서 마련했는지는 경찰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경찰이 양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00박물관을 조사하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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