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사진으로 신분증을 위조하고 토익, 텝스 등 어학시험에 대리로 응시한 브로커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불실기재면허증행사 등의 혐의로 A모(35)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B모(27) 씨 등 3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또한 주민등록증 및 운전면허증 등 공문서를 태국 현지에서 위조해 국제우편으로 발송한 브로커 등 11명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다.
A 씨 등은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토익, 텝스, 오픽 시험에 위조신분증으로 대리 응시하는 방법으로 의뢰자들이 희망하는 점수를 획득하게 해주고 30여 명으로부터 1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리시험 브로커 A 씨 등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토익. 텝스 등 어학시험 대필, 합격보장, 비밀보장, 필요한 점수를 맞춰 드립니다"는 광고성 댓글을 이용해 의뢰자들을 모집했다.
대리시험 의뢰자들의 직업을 보면 대기업 등 회사원 19명, 대학생 5명, 취업준비생 6명으로 시험 유형은 토익 14명, 토익스피킹 8명, 텝스 7명, 오픽 1명으로 30명 모두 취업 및 승진과 학업을 목적으로 대리시험을 의뢰했다.
실제로 이들은 대리시험으로 얻은 점수를 제출해 대기업 증권회사에 취직하거나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대리시험을 응시한 사례도 확인됐다.
의뢰자 중 한 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텝스, 토익 등 총 6번의 대리시험으로 성적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들은 시험 감독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얼굴 합성 어플을 이용해 의뢰인들의 얼굴사진과 자신의 얼굴사진을 합선한 후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아 대리시험을 치러왔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 중 1명은 합성사진을 제출해 텝스시험에 대리응시했으나 새로 도입된 식별시스템에 적발되자 태국 현지에서 제작된 위조신분증을 국제우편으로 받아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A 씨 등은 대리응시 1회당 300~500만원 상당을 대가를 받았으며 벌어들인 수익금은 대부분 스포츠 토토와 도박 빚을 갚거나 생활비로 탕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합성사진을 이용한 신분증은 다른 범죄에도 악용될 우려가 있고 입시, 취업, 승진 등의 스펙으로 자리매김한 토익 등에 대한 부정시험은 정상적인 시험 응시생, 취업준비생들에게 극도의 상실감을 주고 공정한 경쟁사회를 저해하는 행위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신분증을 발급하는 단계에서 현장 촬영한 사진으로 신분증을 발급하거나 얼굴식별프로그램을 전면 도입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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